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040만 달러ㆍ약 565억원)에 출전한 일부 선수들이 도핑 전력으로 징계를 받고 컴백한 마리아 샤라포바(30ㆍ랭킹 146위ㆍ러시아)에 대한 ‘특별 대우’에 불만을 제기했다.
미국 뉴욕에서 8월31일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2회전에서 에카테리나 마카로바(29ㆍ40위ㆍ러시아)에게 1-2(2-6 7-6<7-5> 1-6)로 패한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7ㆍ5위ㆍ덴마크)는 샤라포바가 메인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 것을 두고 “선례를 잘못 세웠다”고 말했다.
보즈니아키의 경기는 당초 5번 코트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우천으로 순연되면서 결국 17번 코트에서 치러지게 됐고 일정도 맨 마지막 순서인 5번째로 배정됐다.
반면 샤라포바의 경기는 1, 2회전 모두 메인 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렸을 뿐만 아니라 1회전은 야간 경기 시작인 오후 7시에, 2회전은 낮 경기 마지막 순서에 배치됐다. 흔히 말하는 '프라임 타임'이다.
시간제한이 없는 테니스 경기 특성상 앞선 경기의 종료 시간에 따라 뒤에 열리는 경기의 시작 시간이 달라진다. 시작 시간을 예측하기 힘든 탓에 뒷 경기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 보즈니아키가 샤라포바에 대한 조직위의 ‘특별 대우’에 불만을 품는 이유다.
보즈니아키는 덴마크 언론 엑스트라블라뎃(Ekstrabladet)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랭킹 5위 선수가 밤 11시에 경기를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를 받고 돌아온 선수가 매번 센터 코트에 배정되는 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샤라포바에 비판적인 것은 보즈니아키 뿐만이 아니다. 코코 밴더웨이(25ㆍ22위ㆍ미국)와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8ㆍ11위ㆍ폴란드)는 샤라포바가 와일드카드를 받아 대회에 참가한 것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상업적 측면을 중시하는 US오픈이 여전히 관중을 몰고 다니는 샤라포바를 특별 대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32ㆍ8위ㆍ러시아)는 “모두 샤라포바의 경기를 보기 원한다“며 샤라포바를 옹호했다.
3회전에 진출한 샤라포바는 소피아 케닌(18ㆍ139위ㆍ미국)과 16강 진출을 두고 겨룬다. 해당 경기 역시 센터 코트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15개월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동안 순위가 하락하면서 US오픈에 자력으로 출전이 불가능했지만 조직위로부터 와일드 카드를 부여 받아 메이저 대회 복귀에 성공했다.
오희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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