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마주한 카드업계 사장단에 ‘새 먹거리’ 개척과 사회 공헌 강화를 주문했다. 업계는 규제완화를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1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국내 8개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업계의 고비용 마케팅 경쟁을 지적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금감원 간부회의에서 “카드업계의 마케팅 경쟁 심화와 카드론 위주의 수익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카드업계가 나아가야 할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카드가 본연의 기능인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족하도록 결제 기능을 혁신하라”며 “카드 결제 방식을 간편ㆍ안전하게 하고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해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급결제 외 보유한 자산을 활용한 부수업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일 영역에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위원장은 업계의 사회적 기능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한 카드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올해 출범한 사회공헌재단을 잘 운용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카드업계는 “카드 수수료 인하와 모바일 결제 성장 등 시장 변화로 큰 도전을 직면하고 있다”고 토로하며 정부의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업계는 특히 ▦다양한 기능을 결합한 충전식 카드 결제 ▦해외 금융기관과 연계한 카드 발급 ▦카드사와 가맹점 간 직접 결제 등을 요청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카드업계 순이익은 5,370억원으로 전년 동기(9,584억원)대비 44% 급감했다. 이에 대해 진 원장은 “수수료 인하보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게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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