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높은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의 외국인 주주 배당금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 대비 0.6%나 감소하며 거의 7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질 GNI는 401조6,268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1분기(403조9,315억원)보다 0.6% 줄었다. 분기별 감소폭으로는 2010년4분기(-1.7%) 이후 거의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의 소득을 합친 것이다. 2분기 GNI가 크게 줄어든 것은 대기업들의 해외 배당금이 크게 늘고, 천연가스 가격 등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반도체 분야에서 막대한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약 1조1,000억원을 배당한 요인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넘는다. 외국인 배당이 반영되는 2분기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1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 전분기(6,000억원 흑자)보다 2조5,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2,000억원 흑자)보다 2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일부 대기업이 분기 배당을 하면서 배당금이 해외로 많이 나갔다”며 “다만 기업들이 연 1회 배당을 중간 배당으로 바꾸는 추세로 인한 것이어서 불규칙하고 일시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86조5,825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 분기보다 0.6% 늘었다. 2분기 성장률은 앞서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다만 6월 자료가 보완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종전 0.9%에서 1.0%로 상향 조정되는 등 세부 통계수치는 약간 수정됐다.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1분기(1.1%)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0%대로 다시 떨어졌다. 그러나 1분기에 깜짝 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가 개선된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올해 남은 3분기와 4분기 연속으로 0.77%씩 성장률을 기록하면 정부가 제시한 연간 3.0%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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