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외교관 추방에 ‘맞불’
러시아의 미국 외교관 추방 조치에 맞서 미국 정부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등 미국 내 러시아 외교시설 3곳을 폐쇄 조치했다.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각) 낸 성명에서 “샌프란시스코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워싱턴DC 대사관 부속건물, 뉴욕 영사관 부속건물 등 3곳을 9월 2일부터 폐쇄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러시아가 미 공관 직원 1,000여명 중 3분의 2를 축소하라면서 미 외교관들을 대거 추방한 데 대한 맞대응인 셈이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번 조치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주도한 평등정신에 입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공관 직원 축소 요구는 부당하고 양국관계에도 해로운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은 러시아 정부가 정한 미 공관 직원 축소를 완벽히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은 작년 1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건을 들어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면서 격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미 의회가 러시아 추가 제재법안을 처리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일하는 1,000명 이상의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 외교관 중 755명이 활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직원 축소 및 추방을 결정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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