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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 운영에 시민 참여 제도화, 정기국회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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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 운영에 시민 참여 제도화, 정기국회서 추진”

입력
2017.09.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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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등 직접민주주의 요소

이미 정치에 깊숙이… 무시 안 돼

다음 국회부터 적용 조건으로

국회선진화법 개정 논의 제안

4당의 정책 스펙트럼 다 달라

협의 가능한 것부터 손 잡을 것

유명무실 국민청원제 강제화해야

현 방송법 개정안 손댈 생각 없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직접 민주주의 요소가 우리 정치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만큼 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국회 운영에 시민 참여를 제도화 하는 법안을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첫 정기국회에 앞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시민들이 쟁점 이슈를 건의할 경우 국회에서 공론화 작업을 거치는 유럽의 ‘청원 정치’를 직접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념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직접 민주주의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밝히자 여당에서 입법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_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의 막이 올랐다. 유례 없는 4당 체제와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전략이 있나.

“이제 국회의 시간이 왔다. 양당체제 때는 ‘되고, 안되고’가 분명했는데 4당 체제에선 각 당마다 스펙트럼이 다 달라서 (사안마다)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그래서 법안과 예산을 (패키지로 묶지 않고) 개별 사안마다 각 당에 맞춰 협의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정당부터 손을 잡고 협조의 폭을 차근차근 넓혀 나가는 수밖에 없다. 야당의 타깃을 피하기 위해 과거처럼 주요 쟁점 법안을 오픈 하지는 않을 것이다.”

_캐스팅보트인 국민의당을 설득해오면서 정국을 풀어왔는데 안철수 대표가 들어서면서 야3당이 강경 대오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대표가 강한 야당을 하겠다고 선언을 해서 사실 긴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때 안 대표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보면 우리 당 공약과 유사한 게 많다. 안 대표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자유한국당과는 다르지 않나. 국민들 먹고 사는 민생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이 꽤 있을 것이라 본다. 제 지역구(노원구을) 옆 동네에 살고 계시지 않나. 동네에서 한번 따로 보자고 했다.”

_여야정 협의체는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시작도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뒤늦게 교섭단체가 아닌 정의당을 빼자고 요구하면서 틀어졌다. 그러나 여야정협의체는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제안하고, 나머지 원내대표들 모두가 동의한 것이다. 정의당은 대선 당시 나머지 당에 비해 적지 않은 지지를 받았다. 정의당까지 포함돼야 국민들 의사가 반영되는 정치가 되는 것인 만큼 처음 제안했던 형식 그대로 모두 다 포함해서 가야 한다고 본다.”

_국민의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을 들고 나왔다.

“국회선진화법이 몸싸움 방지법이긴 하나, 국회를 무력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여당이 먼저 나서서 개정을 요구하기 껄끄러웠는데 마침 야당에서 먼저 요구를 한만큼 그 제안을 수용해 적극적으로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20대 국회에서 개정하면 좋지만 정파적 이해 때문에 안 된다면 21대 국회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유예한 뒤 개정안 논의는 지금부터 해보자는 입장이다.”

_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을 손 볼 생각인가.

“(법사위에 법안을 묶어놓는) 법사위의 체계, 자구심사를 폐지해야 한다. 안건신속처리제도(패스스트랙)의 경우 재적의원 5분의 3이 찬성해야 되는데 환경노동위원회를 제외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임위원회가 거의 없다. 발동 요건도 완화하고, 최장 330일에 달하는 소요 기한도 단축이 필요하다.”

_문재인 대통령의 직접민주주의 강조 발언을 두고 야당에선 ‘여의도 패싱’이라고 우려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 등으로 직접 민주주의 요소가 정치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대의제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강점을 살리면서 국민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하는 제도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시민 10만 명이 서명을 한 현안에 대해선 백악관이 의무적으로 입장을 밝히도록 법제화돼 있다. 영국도 시민 30만 명이 서명을 하면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가 청문회를 열게끔 보장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청원 제도가 국회법에 보장돼 있지만 의무 조항이 아니라 유명무실해졌다. 이를 강제할 수 있도록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고민하고 있다.”

_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이 야당 시절 만든 방송법 개정안의 한계를 지적했다. 개정안을 재검토하나.

“대통령의 말씀은 지시사항이 아니고 의견을 개진한 거다. 지금 내놓은 개정안도 자유한국당이 여당 시절에 반대해서 못한 것이다. 고민을 해보겠으나 지금 있는 개정안을 커다랗게 손을 댈 생각은 없다. (새로운 개정안을 내기 보다는) 관련 법안부터 순서대로 처리하겠다.”

_야당 시절 반대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나.

“서비스업계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법안 통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규제를 무분별하게 풀면 안 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100마리 들어가는 초원에 양을 몰래 한두 마리 더 넣으면 초원은 황무지가 되는 공유지의 비극을 떠올리자.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규제는 풀 수 없다. 의료민영화 규제 완화는 수용하기 어렵다.”

_조세정의를 강조하고 있다.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이나 목적세 도입도 고려하고 있나.

“초고소득자, 초대기업에 대해 세수를 줄인 부분에 대해 회복하자는 것이다. 다만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이나 목적세 도입에 대해선 아직 검토되지 않았다.”

_참여정부 때 당청 관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청 갈등을 우려해 건전한 비판도 주저하는 것 아닌가.

“추경안 처리 과정은 물론,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 문제 등 실질적으로 건의가 필요할 때는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 청와대 오찬 때도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정부의 장관들이 협치를 위해서 야당과 좀 더 소통을 해달라’고 당부를 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때는 바깥으로 드러내기 바빠 갈등이 불거졌는데, 이제는 내부적으로 조율하면서 할말은 하고 있다. 필요하면 대통령과 직접 전화도 한다.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의 부실 검증도 문제 아닌가.

“인사추천위 시스템 문제는 살펴 보겠다. 박 후보자의 경우 여론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 본인이 해명을 했으니 여론을 지켜보자.”

-여야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된 인사청문회도 개선해야 하지 않나.

“새 정부 1기 조각 작업을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게 검증 문제가 아니라 일단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하더라. 청문회가 개인 신상 털기나 망신주기로 흐르다 보니, 아예 안 하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거다. 국가적으로 굉장히 큰 손실이고 낭비다. 신상 부분, 도덕성 검증에 대해선 비공개로 진행하되, 사정기관이 검증한 자료를 야당에게도 정확하게 공개하고 나머지 정책이나 능력 검증을 공개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 문제는 야당도 공감하고 있다. 다음 인사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개헌 논의가 중구난방이다. 여야가 합의안 도출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국회 개헌 특위에서 권력구조를 포함한 여러 현안에 대해 의원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들의 의사까지 합쳐져 의견 수렴하는 작업에 들어가 있고, 연말 즈음 논의가 무르익을 것이다.”

-추미애 대표와 관계 회복은 했나.

“대충 업무부담이 잘 잡혀가고 있지 않나. 정기국회에서 원내대표끼리 잘 풀리지 않으면 당 대표가 나서서 해결하고 그렇게 서로 보완해가면 된다.”

-국회 운영위원장을 여전히 야당이 맡고 있는데.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차라리 뭘 달라고 요구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협상이 되는 것인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하다. 대화와 타협의 장인 국회를 이끌어 가야 할 국회 운영위원회를 대립과 갈등으로 끌어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국회의 기본 정신을 위배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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