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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엇박자 행진에 대북정책 혼선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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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엇박자 행진에 대북정책 혼선 가중

입력
2017.08.3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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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화무용론 몇시간 뒤

매티스 “외교 해법 안 벗어나”

참모들 뒷수습 양상 또 재연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전 트위터에 대북 정책과 관련해 “대화는 답이 아니다”라고 올린 모습.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전 트위터에 대북 정책과 관련해 “대화는 답이 아니다”라고 올린 모습. 트위터 캡처
제임스 매티스(왼쪽) 국방장관이 30일 미국 워싱턴 DC 국방부에서 송영무 국방장관과 함께 의장 행사를 갖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송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왼쪽) 국방장관이 30일 미국 워싱턴 DC 국방부에서 송영무 국방장관과 함께 의장 행사를 갖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송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대화는 답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우리는 결코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매티스 국방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대북 대화 무용론을 외치며 초강경 대북 정책을 예고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회담하기 앞서 밝힌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의 어조는 사뭇 달랐다. 대북 강경 조치를 두고 대통령과 참모들간 엇박자가 다시 재연된 것이다.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로 또 다른 선을 넘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옵션까지 시사했지만, 매티스 장관은 그간 국무부와 국방부가 천명해왔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기조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과 별도로 참모들은 여전히 군사옵션 대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에 초점을 두면서 대화 가능성까지 모색하고 있다는 뜻이다. 로버트 우드 주제네바대표부 미 군축 담당 대사도 이날 미국은 여전히 대화에 열려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고자 한 것은 대화를 통해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 그 주된 이유가 북한이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의미”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과 국방장관간 엇박자 논란에 대해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매티스 장관은 대통령에게 최상의 조언을 한 것으로, 궁극적인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고 해명했다.

이는 8월 초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때와도 유사하다. 당시 핵무기 사용까지 암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매티스 장관이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참모들은 대통령 발언을 ‘레토릭’으로 지칭하며 톤 조절에 진땀을 뺐다.

북핵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이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면 참모들이 뒷수습을 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매티스 장관이 전문가 패널을 만들어 좀 더 검토하겠다며 지연시킨 것도 같은 패턴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통령은 직접 말한다”면서 논란 발언을 해명하지 않고 아예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 간 공개적인 불협화음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며 그 요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면모를 지적하고 있다. 제임스 파네타 전 국방부 장관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문제는 참모들이 트위터로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대통령을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안보팀 참모들과 앉아서 정책을 결정하는 타입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포퓰리스트적 면모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성에다가 북핵 문제 해법의 난해성까지 결부돼 대북 정책의 혼선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타격이 사실상 불가능한 옵션이라는 게 워싱턴의 일반적 기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과격한 언사를 주고 받을 경우 긴장 고조의 악순환이 거듭돼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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