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준의 영상을 가장 쉽게 찍고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스마트폰입니다.”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를 공개한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다음달 21일 국내에서 동시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와 대비되는 V30만의 강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동영상 촬영에 관심이 많으면서 뛰어난 디자인을 추구한다면 영화 같은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시네 비디오’ 모드 등을 지원하는 V30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조 사장은 “갤럭시노트8와는 제품 자체의 특징이 완전히 다르다”라며 “적어도 한국에서는 같은 날 소비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갤럭시노트8의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V30 공개 행사가 끝난 직후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제품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이번 공개 행사를 앞두고 가장 마음이 편했다는 그는 9분기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LG전자 휴대폰 사업부의 ‘구원투수’ V30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V30는 전문가 수준의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편의 기능을 집약해 담았다. 전작인 V20보다 테두리(베젤)를 크게 줄여 화면 크기는 5.7인치에서 6인치로 커졌지만, 전체 제품 크기는 줄었다. 얇고 가벼워 한 손으로 잡아도 무리가 없다.
조 사장은 이 같은 변화가 주류 고객을 향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전까지 LG전자 스마트폰이 얼리어답터 중심이었다면 상반기 내놓은 ‘G6’부터 70∼80%의 주류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영상 공유 흐름에 맞춰 동영상에 초점을 맞췄고, 여성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사장은 “시장이 성숙하면서 대부분의 고객이 스마트폰을 서너 번 쓰다 보니 새로운 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에만 관심이 있다”고 “앞으로도 주류 고객이 중요시하는 경험을 완성도 있게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상반기 G6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면서 지난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조 사장은 G6의 출시 초반 판매가 부진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다만 긍정적인 점은 전 세계 소비자 판매량에서 첫 달에 나가는 숫자와 출시 5개월째 나가는 숫자가 줄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흥행한 제품은 아니지만,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판매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조 사장은 “양대 제조사(삼성전자, 애플)가 워낙 세다 보니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얼마나 빨리 흑자 전환할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올해 실적이 분명히 전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에 앞서 LG전자는 노트에 ‘너와 헤어져야 할 이유가 생겼어’라고 쓴 다음 종이를 찢어버리는 내용 등을 담은 V30 예고(티저) 영상 2편을 공개하며 갤럭시노트8를 직접적으로 저격했다. 그간 경쟁사 제품을 언급하는 일이 거의 없었던 LG전자가 이처럼 마케팅 전략을 180도 바꾼 데 대해 조 사장은 “처음에는 너무 공격적인 게 아닌가 싶었지만 (V30라는) 대안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V30는 광범위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전작보다 많이 팔릴 것”이라며 “특히 여성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V30 출고가와 관련해서는 “세계 각 통신사와 출고가를 협상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경쟁력 있게 책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90만원 후반대가 유력한 가운데 적어도 갤럭시노트8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베를린=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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