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기한까지 토지 계약 안해
부천시 “경비 등 115억 청구할 것”
웹툰융합센터 등은 정상 추진키로
자치단체 간 감정싸움까지 빚은 경기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산업단지 내 신세계백화점 건립 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2015년 9월 영상문화산단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신세계 컨소시엄을 정한 지 2년 만이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3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세계가 백화점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계약을 기한(30일)까지 체결하지 않았다”라며 “약속을 팽개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신세계의 사업시행자 지위 해제를 위한 법적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며 “사업협약 불이행에 따른 협약이행보증금 115억원과 용역비 등 경비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 측은 당초 영상문화산단 부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접한 인천지역 상인을 비롯해 인천시, 부평구 등이 “상인 생계를 위협한다”고 반발하자 개발 규모를 7만6,000㎡에서 3만7,000㎡로 줄이고 백화점만 짓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이후에도 반발은 계속됐고 토지매매계약을 맺는 일정을 5차례 연기했던 신세계 측은 30일 “이견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계약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최종 입장을 내놨다. 부천 신세계백화점 건립에 반대하는 와중에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한 인천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던 김 시장은 “시민과 시 행정을 우롱한 것”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부천시는 신세계 측의 계약 포기에도 불구하고 영상문화산단 1단계 개발사업인 웹툰융합센터, 기업혁신클러스터 조성 등은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신세계가 매입을 포기한 부지에 대한 활용 계획과 새 사업자 선정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라며 “설립 예정인 부천도시공사가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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