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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이 '그라운드 캡틴 김영권’ 통해 기대하는 3가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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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이 '그라운드 캡틴 김영권’ 통해 기대하는 3가지 효과

입력
2017.08.3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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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수비수’ 김영권(27ㆍ광저우)을 바라보는 축구계 시선은 다소 엇갈렸다. 축구계 내부 관계자들의 경우 뛰어난 수비수로 인정했지만, 외부의 일부 축구 팬들은 그를 ‘자동문’이라 부르며 비아냥거렸다. 수비시 집중력을 발휘하다가도 한 번의 실수로 패배의 장본인이 된 경우가 몇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6월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 경기에서 뼈아픈 수비 실책으로 결승골을 헌납, 0-1 패배의 주범이 된 것도 한 예다.

그러나 ‘주장 김영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더 김영권’에 대한 축구계의 목소리는 일관됐다. 신태용(47)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김영권의 리더 자질과 관련해 이견이 없는 분위기였다. 신 감독은 8월 28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훈련에 앞서 “김영권을 주장으로 발탁했다”며 일찌감치 그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이란전(8월 31일 오후 9시ㆍ서울월드컵경기장)과 10차전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 자정ㆍ분요드코르 스타디움) 선발 투입을 예고했다.

당초 주장 후보로 만 38세에 대표팀에 합류한 ‘최고참’ 이동국(전북 현대)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결국 김영권이 완장을 찼다.

신 감독은 주장 김영권을 통해 크게 3가지 효과를 기대했다.

정통 스트라이커 이동국 대신 수비수 김영권을 주장으로 낙점한 데는 대표팀 수비에 힘을 싣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8월 21일 파주NFC에서 만난 신 감독은 “(이란 전에선) 내가 하고 싶은 (공격) 축구를 자제하려고 한다. 경기의 중요성이 남다른 만큼 개인적인 생각도 잠시 접어두려 한다”며 수비 강화를 천명했다.

김영권은 2010년 8월 태극마크를 단 이후 지금까지 A매치 총 45경기에 나섰다. 이는 이번에 소집된 대표팀 26명 중 7번째 최다 출전 기록이다. 수비수 중에선 최다 출전이다. 수비 라인 결집을 위해 김영권이라는 구심점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신 감독은 김영권을 통해 속칭 ‘파벌 없는 대표팀’을 바랐다는 추측도 있다. 그간 대표팀 내부에선 유럽파와 중국파, 중동파, K리거 등 출신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전개됐다는 얘기가 있다. 신 감독은 가장 입지가 컸던 유럽파 대신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중국파 김영권에 권력을 부여하면서 대표팀이 하나가 되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그를 중심으로 미팅을 진행하더라”며 흡족해 했다. 이미 2015년 8월 동아시안컵 때 대표팀 주장을 맡아 우승을 경험한 만큼 주장으로서 검증이 끝난 것도 신 감독이 그에게 완장을 맡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김영권의 개인적인 상황도 눈여겨볼 만 했다. 4년 전 열린 이란과 경기에서 범한 실책을 이번에 만회하려는 의지가 역력했다. ‘간절함’은 실전에서 능력을 배가시키는 법. 신 감독은 이란전에서 누구보다 이 악물고 뛸 수밖에 없는 김영권을 주장으로 내세워 선수단 전체의 능력이 극대화되는 큰 그림을 그린 셈이다.

8월 30일 파주NFC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영권은 “주장을 맡게 됐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팀이 어려운 시기에 완장을 차게 됐는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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