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올해보다 0.3% 증가한 3440억6,800여만원
건설청은 10% 줄어든 2,817억원
바이모달트램, 국회분원 미반영 등도 아쉬워
국회 심의 과정서 중요 사업 반영 노력 방침
세종시가 새 정부 출범에 따라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들떠 있지만, 정작 내년 국비확보는 부진해 실망스런 분위기다. 시는 내년 국비가 찔끔 오르는데 그쳤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건설청) 예산은 전년보다 10%나 쭈그러들었기 때문이다.
30일 시와 건설청에 따르면 정부예산안에 반영돼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두 기관의 국비는 총 6,257억원이다.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은 첨삭될 수 있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관의 공조로 정부세종청사 신축, 조치원연결도로ㆍ우회도로 건설 예산 등이 반영된 것은 성과로 꼽히지만, 국비 확보 증가율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정부예산안에 포함된 시의 내년도 국비는 3,440억6,800여만원으로 올해(3,430억원)보다 고작 0.3% 늘었다.
반영된 주요 사업은 신규 입주기업 유치를 위한 지방투자촉진보조금(180억원)과 하수관로 정비(188억원), SB플라자(88억원), 명학산단 진입도로(86억원), 고운동 시립도서관(57억원) 등이 있다. 신규로 아름청소년 수련관(53억8,000만원), 공공급식지원센터(26억원), AI정밀진단실험실(5억원), 첨단산단 진입도로(1억8,000만원) 등의 사업이 반영됐다.
그러나 지난해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첨단신교통수단 바이모달트램 확보 예산이 또다시 빠져 대중교통 개선 요구로 몸살을 앓는 세종시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회가 적극 검토 중인 국회분원 설치 예산도 내년 국비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분원 설치, 국립행정대학원 유치, 카이스트 융합의과학대학원 설립 등의 예산이 추가 반영되도록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건설청의 내년 국비도 큰 폭 줄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건설청의 내년 국비는 2,817억원으로 올해(3,125억원)보다 무려 9.9%(308억원)나 감소했다.
그나마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가 건립비(120억원), 해외대학 설립 준비금(12억원), 조치원 우회도로(13억원), 나성동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6억원) 등 6개 신규 사업이 반영됐다. 조치원연결도로 사업의 재착수 예산(153억원)이 포함된 것도 다행이다. 국립박물관단지(2023년 개관 예정) 사업에 기존 어린이박물관은 물론, 통합운영센터와 수장고(56억원)이 추가 반영된 것도 나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가뜩이나 행정도시특별회계(국비 8조5,00억원) 집행률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에서도 국비를 인색하게 반영했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큰 틀에서 복지예산을 늘리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구조조정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밝힌 실질적인 행정수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반영되지 않은 사업 가운데 꼭 필요한 것을 추려 건설청과 적극 협력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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