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과학관 프로그램, 유네스코서도 교육 효과 인증
경북 영주시 부석면의 ‘콩세계과학관’이 유치원 원아 등 어린이들의 콩 식품 만들기 체험장으로 뜨고 있다. 순두부 두부 두유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콩세계과학관은 2015년 4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찾은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체험하는 과정은 물에 불린 콩을 작은 맷돌에 가는 것이다. 여기서 나온 콩 물을 가열하면 두유가 되고, 다시 간수를 넣으면 순두부가 된다. 이를 나무로 된 미니 틀에 넣고 두르면 두부로 변한다. 한번에 세 가지 전통 식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콩 음식을 직접 맛본다. 두유를 마신 아이들은 대개 “맛이 없어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엄마가 사준 두유와 다르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순수하게 콩으로만 만들어 비린 맛이 나는 탓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두유와 순두부 두부가 콩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두부 만들기 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전시관 해설사로부터 콩세계과학관과 영주의 토종 콩인 ‘부석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콩 캐릭터가 등장하는 홍보영상물을 감상한다. 1년 뒤 받아 보는 엽서쓰기와 볼 풀장, 미끄럼틀 등 놀이시설에서 즐거운 시간도 보낸다.
이 프로그램이 최근 유네스코로부터 지속 가능 발전교육(ESD) 공식 프로젝트로 인증 받았다. 두부 만들기와 메주 만들기 등에는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 일반인,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 ESD프로젝트 인증제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제도로 한국형 모델을 국제사회에 소개하고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부터 전국에서 72개 프로젝트가 인증 받았다.
과학관은 지난해 4월 부석태를 활용한 콩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지금까지 2,000여명의 어린이 청소년 일반인이 참가했다.
영주시교육청과 공동 주관한 영재창의캠프에는 학생 및 교사들이 메주 만들기, 발효의 세계 탐구, 소감발표 등을 통해 창의성을 키웠다. 일반인들은 과학관 인근의 한밤실녹색농촌체험마을에서 콩 수확과 타작, 된장 담그기, 두부 만들기 등 연계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는 ‘식도락 즐기기 좋은 농촌 관광코스 10선’에 들기도 했다.
저개발국의 식량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콩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식품개발을 지원하는 국제교류 연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주한에티오피아 대사, 스리랑카 농림부 장관 및 아프가니스탄 농림부 차관, 루마니아 농업관련 연수단 등도 과학관에서 콩의 효능과 영양학적 가치를 배웠다.
남방석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과장은 “영주의 콩인 부석태가 유네스코의 공식 홍보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세계 식량난 해소에도 기여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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