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펄어비스 상장 주목
국내 게임 업체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업계 전체의 성장을 가로막는 취약 요인으로 평가 받았다. 게임업계 ‘빅3’로 꼽히는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면서 중견ㆍ중소업체들을 아우르는 업계 전체의 경쟁력은 갈수록 부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런 양극화 속에서 블루홀과 펄어비스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개발사들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강력한 지식재산권(IP)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저력을 보여주면서 한국 게임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2014년 12월 출시한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높은 완성도로 100여개 국가에 진출한 후 북미, 유럽, 러시아, 일본, 대만 등에서 온라인 게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누적 가입자가 765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매출은 3,400억원에 달한다.
현재까지는 검은사막 하나만으로 성과를 이뤘지만, 기업공개로 자금을 확보한 뒤 모바일, 콘솔게임 등으로 후속작을 내놓겠다는 게 펄어비스의 계획이다. 공모주식 수는 180만주로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14일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8만~10만3,000원이고 예상 시가총액은 9,653억~1조2,428억원이다. 업계에서는 펄어비스가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에 이은 다섯 번째 ‘시가총액 1조원 게임기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루홀이 만든 PC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인 미국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수(이날 기준 87만4,184명) 1위를 기록했다. 국산 게임이 스팀에서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특히 유료 시험 버전만으로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정식 출시 후 새로 써내려 갈 기록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는 묶음으로 게임을 사면 이후에는 실력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게임으로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라며 “검은사막의 IP도 북미와 유럽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뽑기형 아이템에 돈을 써야만 레벨이 올라가는 게임, 아시아 시장에만 집중하는 기존 게임들과는 차별화한 전략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어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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