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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회 라디오 출연” 마크롱이 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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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회 라디오 출연” 마크롱이 달라졌네

입력
2017.08.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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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통치에 지지율 급락하자

언론인 출신을 대변인에 임명

껄끄럽던 언론ㆍ대중에 손 내밀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 엘리제궁에서 열린 각국 프랑스 대사와의 연례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 엘리제궁에서 열린 각국 프랑스 대사와의 연례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집권 100일을 넘기며 지지율 폭락을 경험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반전을 꾀하고 있다. 프랑스 국내에서는 관계가 좋지 않았던 언론과의 접촉 빈도를 적극 늘리려 하는 한편, 폴란드 등 동유럽을 겨냥해서는 ‘강한 외교’를 펼치는 중이다. 단점으로 꼽힌 독선적 통치 스타일은 보완하고 외치에서의 강점을 부각해 등 돌린 여론을 붙잡으려는 시도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29일(현지시간) 신임 대변인으로 언론인 출신 브뤼노 로제프티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로제프티는 유명 방송인이자 정치평론가며 트위터에서도 팔로워 7만명을 거느릴 정도로 대중 인지도가 높다. 그간 공석이었던 엘리제궁 대변인 자리를 언론인으로 채운 것은 취임 이래 ‘군림하는 통치 스타일’로 언론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마크롱 대통령이 언론 및 대중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치전문 주간지 폴리티코유럽은 전날 “지지율 급락을 경험한 마크롱이 ‘쥐피테르(제우스) 대통령제’라고까지 불리던 군림형 통치 스타일을 버리고 ‘수석 설명가(explainer-in-chief)’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태도 변화 조짐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25일 동유럽 순방 도중 동행한 취재진에 “앞으로는 한 달에 최소 2번은 라디오에 출연해 정책을 직접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폴리티코유럽은 또 마크롱이 각료와 집권당 ‘라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 소속의원, 언론 담당자에게 “가능한 한 자주 언론에 등장해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임기 초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던 마크롱식 ‘알파메일(Alpha maleㆍ강한 수컷)’ 외교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 새 표적은 유럽연합(EU)의 ‘문제국가’로 떠오른 폴란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중ㆍ동유럽 3국을 순방하면서 폴란드 정상과의 회담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24일 불가리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폴란드 정부가 유럽에서 스스로 고립시키고 있다”는 발언으로 법과정의당(PiS) 정권을 직접 겨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등 5개국 정상과 만남에서도 서유럽 노동자들의 불만을 부르는 동유럽 출신 저임금 파견노동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적극 압박, 올 10월 EU정상회의에서 관련 제도 개정을 논의하자는 합의를 얻어냈다.

마크롱 대통령의 여론 반전을 위한 노력은 31일 최종 노동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임기 초 60%를 구가하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노조가 이를 이용해 노동법 개혁을 저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프랑스노동총연맹(CGT)이 9월 총파업을 예고한 데다 노동개혁 지지 입장이던 민주노동총동맹(CFDT)도 “세부 조항을 일일이 검토할 것”이라며 적극 견제 의사를 내비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맞서 직접 언론에 출연해 노동법 개혁안의 의도를 설명하는 한편 EU 파견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당근’도 내놓아 프랑스 노동자들의 민심을 달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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