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강남 교보문고내 임시매장(팝업스토어). 이 곳엔 심리검사로 나온 맞춤형 취미거리 안내 서비스를 받기 위한 고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 서비스를 받은 직장인 송모(31)씨는 “취미분석을 실제로 해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바쁜 일상에 쫓긴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취미거리를 찾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도심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 국내에 온라인 상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이 서비스는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되면서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큐레이션 서비스 주요 업체도 하비박스, 하비인더박스, 하비풀 등 3개사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온라인에 첫 서비스를 개설한 하비박스의 도현아 대표는 “작년 말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소개한 이후 고객들의 요청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상에서도 선보이게 됐다”며 “서비스 이용객수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맞춤형 취미거리 서비스의 확대 배경을 안정적인 경제력 바탕 위에 추구하려는 질적인 삶의 향상 욕구에서 찾았다. 그는 “그 동안 사람들은 즐거운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는 과정을 겪어왔다”며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는 취사선택 비용을 줄이는 한편 새로운 즐거움을 안내하는 게 이 서비스의 장점이다”고 전했다.
취미거리를 찾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의 등장 배경은 과거와는 다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의 특성과도 연관이 깊다는 게 관련업계측의 설명이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윗세대보다 혹독한 입시와 취업 경쟁에 내몰려 자아탐색을 할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개선된 인터넷 환경 속에 폭넓은 정보를 접하면서 다양한 취미거리에 대한 욕망이 커졌다. 여기에 결혼과 육아 등 전통적인 인생목표 보단 혼자서 원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도 이 세대의 특징이다.
이용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얼마 전 공무원 시험을 치른 이모(27)씨는 “학창시절에는 입시 후, 대학에서는 취업 후로 취미를 미루다 보니 제가 즐길만한 것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았다”며 “취업준비 과정에 취미를 즐기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들다 보니 TV나 유튜브 동영상 시청만으로 즐거움을 찾았는데 취미거리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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