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몸담은 교단 떠나 31일 퇴임
글로벌 대학으로 위상 끌어 올려
지역사회ㆍ교육주체 협력 강조
전북교육 발전ㆍ봉사활동 전념
“전북은 타 지역에 비해 인구와 산업, 경제 등 어느 것 하나 비교우위에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전북의 유일한 버팀목은 인재양성에 있습니다.” 서거석(63ㆍ법학ㆍ사진) 전 전북대총장이 정년을 2년 앞두고 31일 명예 퇴직한다. 스물여덟 이른 나이에 전북대 법대 전임교수로 강단에 선지 35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06년 말 50대 초반에 15대 총장에 올라 16대까지 연임하면서 대학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전북대 최초의 직선제 총장을 두 번 했으니 개인적으로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그 동안 전북과 지역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왔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보람을 느끼고 사도(師道)의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신 가족과 지인들에게 감사하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취임 초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했던 선진대학 벤치마킹은 이제 전국 대학들 사이에서 유행이 됐다”며 “연구 경쟁력을 강조해 국내 대학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기뻤고 국제화 분야에서도 타 대학들이 시도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글로벌 대학의 위상을 견고히 한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는 재임시절 변화와 개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국립대 평가에서 전북대를 1-2위로 도약시키는 등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대학의 위상을 높였다. 기존 제도를 과감히 뜯어고쳐 2년 만에 세계 수준의 SCI 논문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하고 2011년부터 3년 동안 잘 가르치는 대학 평가에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대학 특성화사업과 학생 만족도, 가장 발전한 전국 지역대학에서도 1위로 끌어올렸다.
서 총장은 변화에 적응하는 전북교육과 학생들의 기초학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총장 취임 당시 학생들의 학습능력은 뛰어났지만 기초교육이 허술했다”며 “초ㆍ중등과 대학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한쪽이 허술하면 양쪽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초ㆍ중ㆍ고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수월성 교육 강화, 지역 대학 간 협력교육 등 혁신이 계속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전주고와 전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일본 추오대(中央大)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총장 재임 중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과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장을 지냈다. 2014년 총장을 마치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강단에 복귀했다. 대학과 국가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과 대한민국 창조경영인상, 글로벌 경영대상 등을 받았다. 명예 퇴임 때는 청조근정훈장을 받는다.
그는 퇴임 후에도 전북교육 발전과 봉사에 전념할 계획이다. 서 총장은 “35년 정든 교단을 내려오지만 전북교육의 새로운 변화와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열정에는 변함이 없고 그동안 해온 빈곤아동을 위한 봉사 활동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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