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끝나기도 전에 외투가 필요할 정도로 선선한 가을날씨가 불쑥 찾아왔다. 9월 중하순에 해당하는 기온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20.8도)보다 4.7도 낮은 16.1도를 기록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16.5도)ㆍ수원(16도) 등 특히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약 5도 가량 떨어졌고, 전방고지에 위치한 강원 철원군 임남면의 아침 최저기온은 7.8도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 역시 21~28도로 평년(26.3~29.9도)보다 낮았다. 이는 9월 중하순에야 나타나는 기온이라는 설명이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이유는 영하 15도 이하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로 쭉 내려왔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는 한반도 동쪽에서 고기압이 크게 발달하지 못하면서 한반도 서쪽의 맑고 건조한 대륙 고기압이 머무르지 않고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를 지나 빠져나갔다”면서 “그 빈 공간 사이로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와 평소보다 이른 가을날씨가 찾아왔다. 이런 날씨는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31일부터는 낮 기온이 먼저 평년기온을 회복하겠고, 다음주 중반부터는 아침기온도 평년 수준을 기록하면서 늦더위가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30도 이상의 폭염은 찾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가을의 공식적인 ‘시작’은 그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기상청은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을 가을의 시작으로 본다. 2011~2014년 가을의 평균 시작일은 9월 26일이었고, 폭염이 극심한 지난해에는 10월 3일에야 가을이 시작됐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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