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율 2.04% 올라 6년래 최고
고령화 등 재원 소요 점점 커져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보다 2.04% 인상된 6.24%로 결정됐다. 가입자들이 내는 월 보험료는 평균 2,000원 정도 오르게 된다. 이번 인상폭은 최근 6년래 최고 수준으로, 향후 보험료 인상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제1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18년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을 올해 6.12%에서 2.04% 인상된 6.24%로 결정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도 179.6원에서 183.3원으로 올렸다.
이로써 직장가입자의 평균 보험료(사업자 부담분 제외)는 10만276원에서 10만2,242원으로, 지역가입자의 세대당 평균 보험료는 8만9,933원에서 9만1,786으로 각각 2,000원 가량 오른다. 내야 하는 보험료가 늘어나면서, 보험료의 6.55%가 별도로 부과되는 장기요양보험료도 인상된다.
내년도 보험료 인상률(2.04%)은 2012년(2.8%) 이후 가장 큰 폭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보험료율 인상률이 1% 수준에 그쳤고, 올해는 동결됐었다.
향후 인상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건강보험 관련 정책에 따른 재원 소요가 커지고 고령화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른 재원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30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부터 시행되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효과로 2022년까지 매년 건강보험료가 9,089억원씩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신포괄수가제 도입 등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지출 억제 효과를 낙관적으로 보는 보건당국마저도 2022년까지 건강보험료율 인상률을 지난 10년(2007~2016년)간 평균인 3.2% 수준에는 맞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누적 흑자 20조원 중 일부를 먼저 쓸 수 있는 상황이라, 내년 인상률은 그나마 실제 필요보다 적게 책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보장성 강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와 고령화 등을 감안하면 재정 수지를 맞추기 위해 보험료는 더 빠르게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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