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충격 줄며 5.56p 하락 마감
외국인 2634억원어치 순매도
엔-달러 환율은 4월 이후 최저치
29일 일본 상공을 가로지른 북한의 탄도 미사일에 한국과 일본의 금융 시장은 화들짝 놀라며 출렁였다. 그러나 오후엔 충격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코스피 지수는 이날 14.1포인트(0.59%) 내린 2356.20로 출발했다. 장중 한 때 2,332.85까지 밀렸는데, 코스피가 2,330선까지 떨어진 건 지난 14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이날 지수는 30포인트 이상 움직이다 오후 들어 점차 안정을 찾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로 장중 -1.6%까지 급락했다 개인과 기관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수는 결국 5.56p(-0.23%) 내린 2364.74로 마감됐다.
외국인은 2,63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3거래일 연속 순매도인데다 북한의 괌 포위 사격 검토 발언으로 북미가 강경 대치한 지난 11일(5,862억원) 이후 가장 큰 순매도 규모였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은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았다. 개인이 2,121억원, 기관이 252억원 순매수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반도 위기설이 번진 지난 4월 하락장이 펼쳐졌을 때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오히려 기회였다는 학습효과에 개인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13.72로 마감돼 전날보다 5.1% 올랐다. 장중에는 15.44까지 치솟기도 했다. 거래소가 집계하는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다.
일본 증시도 급락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87.35포인트(0.45%) 떨어진 1만 9,362.55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1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매도세가 일면서 도쿄 주식시장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상공 위로 북한의 미사일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며 급등했다. 엔ㆍ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달러당 108.32엔까지 하락하며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ㆍ달러 환율 하락은 엔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라는 의미다. 다만 오후 들어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줄어들며 엔ㆍ달러 환율은 오후 4시 달러당 108. 87엔으로 다소 올랐다. 이는 전날보다 0.25%(0.29엔) 하락(엔화 가치 상승)한 것이다.
반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1,125.4원으로 상승 출발한 환율은 6.3원 오른 1,126.4원에 마감됐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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