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신고 위해 경찰 찾아가 유전자 검사 도움
70대 어머니가 30년 전 잃어버린 40대 지적장애 아들의 사망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가 경찰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상봉했다.
29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 A(75)씨가 경찰서를 찾았다.
30년 전 잃어버린 아들의 사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던 중 실종신고 서류를 발급받으려고 경찰서를 방문한 것이다.
A씨는 사고로 남편을 일찍 잃고 홀로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웠다.
그러나 1988년 7월 아들의 17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일을 하고 돌아와 보니 아들은 집에 없었다. 당시 아들은 지적장애로 할 줄 아는 말이 ‘엄마’라는 말이 전부였다.
A씨는 아들을 찾으러 미친 듯이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세월이 30년이 지나 모든 것을 포기한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떼러 올해 초 경찰서를 찾았지만 경찰 전산망에는 아들의 실종 신고 내용이 없었다.
이에 경찰은 아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전국의 수용시설을 대상으로 수사를 펼쳤다. 경찰은 A씨 유전자를 채취해 실종 아동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전북의 한 시설에 사는 45세 남성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들은 1989년 부산의 한 시설에 무연고자로 입소한 뒤 시설을 옮겨 다녀 지내고 있었다.
모자는 지난 28일 전북 한 시설에서 30년 만에 상봉했다. 상봉 당시 아들은 어머니를 알아보고 울면서 어머니를 안았다.
경찰 관계자는 “기초 생활수습을 받는 어머니의 형편을 고려해 모자가 가까운 곳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