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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의 섬뜩한 막말 “언론이 잘못할 때 패는 게 정보기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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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의 섬뜩한 막말 “언론이 잘못할 때 패는 게 정보기관 일”

입력
2017.08.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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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ㆍ4대강 사업 여론전 지시

후보자도 국정원에서 교통정리..노골적 선거 개입

“언론은 잘못할 때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 할 일”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재임 기간 중 선거개입과 여론조작 등 불법 지시를 내리고,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을 모아 공개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그간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녹취록과 별도로 입수한 문서 등을 통해 일부 알려지지 않았던 발언까지 공개한 것이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원 전 원장의 발언은 2009년 5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전부서장 회의에서 지시 강조한 내용이다.

먼저 원 전 원장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한창이던 2010년 1월 “‘세종시가 블랙홀이 돼 다른 지역들은 다 나빠진다’는 식으로 말을 만드는 사람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이라며 “그냥 가서 쓸데 없이 말하는 놈은 한 대씩 먹여 버려라”고 지시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원 전 원장은 2012년 2월 “야당이 되지 않는 소리를 하면 강에 처박아야지” 라거나 “잘못하면 한 명이라도 명예훼손으로 집어넣고, 손해배상 청구하고 이런 식으로 싸워야지”라며 구체적인 행동 방침까지 내려 보냈다.

선거개입은 더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6월에는 “1995년 선거 때도 구청장도 본인들이 이쪽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원해서 나간 사람은 별로 없다. 국정원에서 나가라 해서 나간 것이다”라며 “지방 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우리 지부에서 지자체장이나 의원 후보들 잘 검증에서 어떤 사람이 도움이 되겠느냐 잘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2011년 11월에는 “12월부터는 (총선후보) 예비 등록 시작하죠? 특히 지부장들은 현장에서 (후보들) 교통정리가 잘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챙겨주라”고 했다. 사실상 주요 후보 선정에 국정원 직원들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셈이다. 이 밖에도 원 전 원장은 “언론이 잘못할 때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이 할 일이다” “전 직원이 인터넷 자체를 청소한다는 자세로 종북좌파 세력들을 끌어내야 한다” “대북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이 꽤 중요하다”는 등 왜곡된 인식을 고스란히 노출하기도 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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