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4개 계열사 분할ㆍ합병안 승인
순환출자 고리 67→18개로 줄어
신동빈 회장 우호지분 최대 50% 예상
롯데 "경영 투명성 높아져 가치 상승"
소액주주들 “대주주 이해만 챙겼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주요 4개 계열사 분할ㆍ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 체제는 한층 강화되지만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는 29일 일제히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각 사를 투자(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 투자회사가 나머지 3개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분할합병 비율은 롯데제과 1,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분할합병 기일은 10월 1일이며, 사업부문 4개 회사의 주식은 10월 30일쯤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롯데지주 주식 역시 10월 30일쯤 변경상장과 추가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된다.
이렇게 탄생한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자회사 경영평가, 업무 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는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와 다시 분할ㆍ합병 등을 거쳐 완전한 그룹 지주회사 형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롯데는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7월말 기준 67개였던 순환출자 고리가 18개로 대폭 줄어들게 돼 경영 투명성이 커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향후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스와프(교환)’ 과정을 통해 지주회사의 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식을 통해 신 회장이 확보하는 지주회사 지분율은 10∼20% 안팎이 될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등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신 회장 측 지분율이 최대 5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신동빈 체제가 강화된다는 뜻이다.
이날 일부 소액주주들은 “대주주의 이해에만 부합되는 안이며, 분할ㆍ합병해도 주가가 높아질 것이라 예측하는 곳이 없어 소액주주 피해가 예상된다”며 반발했지만, 4개사 모두 참석주주 90% 가량이 찬성표를 던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한 분할 및 합병 수정안도 표결했으나 부결됐다.
롯데 관계자는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전체 소액주주의 의사를 대변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지주사 전환이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것이 보편적 견해”라고 말했다.
유통ㆍ식품 부문 4개 계열사의 분할ㆍ합병안이 무사히 통과되면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계획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그룹의 또다른 축인 화학ㆍ관광 부문까지 총망라하는 지주사 체제를 호텔롯데의 상장과 함께 2∼3년 이내에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주회사의 초대 대표는 신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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