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사진=KIA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KIA는 올 시즌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행복한 남자' 최형우(34·KIA)가 있다.
최형우는 KBO리그에서 가장 듬직한 중심타자다. 올 해 팀이 치른 115경기에서 단 1경기를 제외한 114경기에 나와 타율 0.367, 25홈런 109타점을 올렸다. 타율 2위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면서 장타율에서도 3위(0.643)에 올라 있다. 타점에선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4년 연속 100타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가 FA(프리 에이전트) 시장에서 총액 100억 원(계약기간 4년)을 들여 최형우를 영입한 이유를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최형우의 맹활약에 KIA 팬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은 그가 더 열심히 뛰게 하는 활력소다. 최형우는 "팬들의 함성을 듣고, 내가 무언가를 보여줬을 때가 야구장에서 가장 행복하다. 팬들의 환호에 보답한 것 같고, 환호가 2, 3배로 더 커지면 희열이 느껴진다"며 밝게 웃었다.
지금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지만, 한때 누구보다 힘겨운 시절을 겪었던 만큼 팬들의 응원이 주는 소중함을 잘 안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머물다 2005년 시즌 뒤 방출됐다. 이후 경찰야구단에 입대해 기량을 갈고 닦은 그는 2008년 삼성에 재입단했고, 그 해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야구선수 최형우'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최형우는 "팬들이 좋아해 주시고, 격려도 해주실 때 야구선수라 행복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군대에 다녀온 뒤 응원을 더 많이 받긴 했지만, 2군에 있을 때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다. 내가 스타도 아니고, 누군지도 잘 모를 텐데 야구선수이기 때문에 응원을 해주신 게 아닌가"라며 '야구 선수'라 느낄 수 있는 행복에 감사함을 드러냈다.
전국구 인기 구단인 KIA의 4번 타자로 뛰면서 그를 향한 응원의 소리는 더 커졌다. 최형우는 "원정 경기에도 팬들이 정말 많이 오신다. '이런 팀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열정들이 대단하시다"며 "KIA가 팬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1등을 하다 보니 더 많은 팬들이 '의리'를 보여주시는 것 같다. 행복하고, 신기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웃음지었다.
올해 KIA는 유독 극적인 경기가 많았다. 최형우도 짜릿한 드라마를 만들며 행복한 기억을 썼다. 최형우는 "올해 끝내기를 쳤을 때와 인천에서 연타석 홈런을 쳤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경기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난 5월13일 인천 SK전에서 9회 동점 투런을 때려냈고 연장 11회 연타석 투런 아치를 터트려 팀 승리를 견인했다. 7월12일 광주 NC전에서는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야구장에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답게 '더 행복하기 위한 조건'에서도 야구가 빠지지 않는다. 최형우는 "잘 먹고, 잘 자고, 몸 관리를 잘 해야 행복할 수 있다. 그래야 야구도 더 오래하고, 팬들하고도 더 오래 볼 수 있지 않나. 좋은 사람들과 야구를 오래 하기 위해 몸을 잘 챙기는 게 행복을 위한 일이다"며 씩 웃었다.
시련을 이겨내고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선 그는 '노력'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가 생각하는 행복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최형우는 '행복을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노력하는 것 아닌가. 행복하기 위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평생 노력을 하면서 사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숙제와도 같지 않나"며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는 건 노력하며 산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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