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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컨벤션센터 “블라인드 채용? 우린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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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컨벤션센터 “블라인드 채용? 우린 몰라요”

입력
2017.08.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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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전면 시행에도 불구

5차례 채용공고 모두 안 지켜

4일~4개월 근무할 단기계약직

입사지원서에 “성격 장단점 써라”

일각선 “차별과 인권침해” 비판도

센터 “향후 모든 채용 적용” 해명

지난달 12일 행정자치부는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공기업 인사담당자 교육을 갖고 ‘지방공기업 블라인드 채용 지침’을 안내했다. 앞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당시 행자부 관계자는 “‘블라인드 채용’은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출신학교나 출신지에 대한 편견으로 탈락돼서는 안 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당장 8월부터 149개 지방공기업과 663개 지방 출자ㆍ출연기관에서 적극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당부는 광주시 지방공기업인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선 전혀 먹혀 들지 않았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측이 이달 들어 다섯 차례나 단기계약직(4일~4개월) 직원 채용 공고를 냈지만 단 한 번도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실제 김대중컨벤션센터는 내달 21~24일 열리는 문화콘텐츠 전문 전시회인 광주 에이스 페어(ACE fair) 행사기간 근무할 단기계약직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내면서 지원자들이 입사지원서에 출신학교와 학교 소재지, 전 직장 및 퇴직사유 등을 기재하고 사진을 첨부하도록 했다. 또 지원동기와 포부, 성격의 장ㆍ단점, 학창시절, 경력사항 등을 담은 자기소개서를 A4 용지 2장 이내로 써내도록 했다.

또 9월 14일부터 열리는 제11회 광주국제차(茶)문화전시회의 진행ㆍ촬영ㆍ통역 요원 채용 공고를 내면서도 출신 학교와 경력, 자격증 소지 여부, 자원봉사활동 경력 등을 적도록 했다. 이 밖에도 국제뿌리산업전시회와 2017 시니어ㆍ의료산업박람회, 신재생에너지 전시회 때 근무할 단기계약직 채용 공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는 지방공기업의 경우 채용 시 입사지원서에 직무 능력과 상관이 없는 출신 지역,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키ㆍ체중ㆍ용모ㆍ사진 부착 포함), 학력 등의 항목을 삭제하라는 정부 지침을 어긴 것이다.

김대중컨벤션센터의 이런 채용 행태는 광주시의 다른 지방공기업인 광주환경공단이 24일 기존 이력서 양식으로 일용직 근로자 채용공고를 냈다가 이튿날 이력서 양식을 블라인드 채용 기준에 맞게 변경해 재공고한 것과도 확연히 대비된다.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 관계자는 29일 “각종 차별과 인권침해 요소를 지원서에 기재하게 하는 것은 차별이나 특정인 우대 또는 배제, 나아가 사회적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방공기업에서 차별 없는 채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광주시에 상시적인 관리ㆍ감독과 경영평가 반영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컨벤션센터 측은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해 정부의 보완 지침이 접수되는 등 과도기이다 보니 채용 규정 정비를 못했다”며 “향후 단기근무 인원을 포함한 모든 채용에 있어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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