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이종범-박진만. 한국프로야구의 명품 유격수 계보를 잇는 과거 스타다. 현재 KBO리그에서는 넥센 김하성(22)과 KIA 김선빈(28)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교 무대에서도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대형 유격수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눈 여겨 보는 선수가 있다. 광주일고 2학년 김창평이다. 공격과 수비, 주루 3박자를 모두 갖췄고 타격에도 재능이 있다는 평이다. 또 1학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 경기 경험도 꾸준히 쌓고 있다.
김창평은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용마고와 16강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4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3-3으로 맞선 8회초 1사 3루에서 상대 에이스 이승헌(3년)의 공을 받아 쳐 결승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팽팽한 승부의 균형을 김창평의 안타로 깨자 광주일고는 대타 한지운(1년)의 2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김창평은 2루타 1개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고, 안정감 있는 수비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김창평은 경기 후 “6회 타석 기회에서 삼진을 당해 8회에는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며 “몸 쪽 코스를 생각하고 과감하게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2학년임에도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를 맡으면서 타선의 중심인 4번 타자까지 맡는 것에 대해서는 “(성영재)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편하게 하고 있다”며 “수비도 송원국 코치님과의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182㎝의 키에 비해 몸무게가 75㎏로 적게 나가는 편인 김창평은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라며 웃은 뒤 “파워를 키우기 위해 몸무게 10㎏를 더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닮고 싶은 선수로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를 꼽은 그는 “꿈의 4할 타율에 도전하고 싶다”고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지난 2개월 동안 전국 대회에 나가지 못해 봉황대기가 절실하다”면서 “동료들과 땀 흘린 결과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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