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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각도로 발사… 북한 ‘괌 타격 능력’ 우회적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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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각도로 발사… 북한 ‘괌 타격 능력’ 우회적 과시

입력
2017.08.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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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거리 이상 미사일은

주변국 자극 않기 위해 고각 발사

미사일 신뢰성 검증하며 美 압박

日 반발 노려 공조 균열 계산도

북한군 특수부대가 25일 선군절을 맞아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특수부대가 25일 선군절을 맞아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관통해 북태평양으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미국을 상대로 공언한 괌 타격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또한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로 발사해 미사일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한편, 사흘 전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이어 사거리가 더 긴 미사일로 위협수위를 높여 미국을 압박하려는 포석이다. 거세게 반발할 것이 뻔한 일본을 볼모로 한미일 3국의 대북공조에 틈을 벌리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이번 미사일은 최고고도 550여㎞로 2,700여㎞를 날아갔다. 통상 최고고도의 3, 4배가 미사일 사거리인 점을 감안하면 30~45도의 정상각도로 쏜 것이다. 북한은 그 동안 북극성, 화성 계열의 중거리 이상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하면서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발사각도를 수직으로 높인 고각으로 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여태껏 자제해 온 정상각도로 미사일을 쏜 것은 시험발사가 아닌 실제발사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사일은 2,700여㎞를 비행해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은 미 알래스카 방향으로 날아갔지만, 북한 원산 기준으로 괌까지 거리가 3,300㎞인 점에 비춰 얼마든지 괌을 겨냥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김낙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이 지난 9일 예고했던 괌에서 약 80도 북쪽으로 방향만 틀어 실제 포격을 감행한 것이다. 또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꼽히는 고도 100㎞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검증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어느 정도 신뢰성을 확보한 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얼마든지 쏠 수 있다는 전형적인 위협발사”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도발 행태는 살라미 전술의 전형이기도 하다. 9일 괌 기지 주변을 포위사격 하겠다고 선언한 뒤 26일 250여㎞를 날아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사흘 만에 사거리가 대폭 늘어난 미사일을 또다시 발사했다. 군사당국 관계자는 “도발카드를 하나씩 꺼내며 위협을 고조시키는 살라미 전술”이라며 “괌 타격능력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주도권을 잡고 전략적 여건을 유리하게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미사일이 이례적으로 일본 상공을 넘어간 것은 일본의 반발을 노려 한미일 공조의 균열을 유도하려는 계산으로 볼 수 있다. 영공을 농락당한 일본이 자위권 차원에서 한층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을 주장하며 밀어붙일 경우,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려는 한국의 입장과 마찰을 빚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71호 채택과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에 강경대응으로 맞서고 있는 북한이 미사일을 일본 열도의 머리 위로 넘기는 초강수를 둔 것은 무력시위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북한이 괌 타격을 공언하면서도 방향을 틀어 홋카이도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일 연합훈련을 겨냥한 측면도 적지 않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미 해병대 1사단과 일본 자위대 11여단이 홋카이도에서 북한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상륙강습과 진격, 화력 투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훈련 종료 다음날 바로 홋카이도로 미사일을 쏜 것은 이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제스처”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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