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인력 구조조정 추진에 반발
현대중공업이 다음 달 시행할 계획인 인력 구조조정에 반발해 노조가 내달 1일 부분파업을 단행한다. 지난해부터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튿날인 29일 노조 간부만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한 뒤 내달 1일 전 조합원이 오후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회사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기본급 20% 반납을 제안했지만 노조의 비협조로 철회하는 대신 내달부터 ▦연월차 사용촉진 ▦직무역량 향상 교육 ▦휴직ㆍ휴업 ▦인력 구조조정 등 조치를 시행하기로 한 데 대해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회사는 수주량이 급감하며 올 하반기 유휴인력이 5,000명 이상 예상돼 노조 측에 고용보장을 전제로 고통분담을 요청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해 구조조정 등 조치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하려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를 내고 있는데 또다시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노조를 협박하고 있다”면서 “일감이 없다면 휴직이나 휴업을 할 수 있지만 인력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16개월째 교섭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연초 노조에 연말까지 고용을 보장하되 모든 임직원의 기본급 20% 반납을 요청했다. 그러나 노조가 조합원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한다며 거부하자 회사는 24일 2016ㆍ2017 임단협 통합 교섭에서 노조 측에 기본급 반납안을 철회하는 대신 2017년 임금을 2016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상여금 800% 가운데 300%를 12개월간 분할 지급하는 등의 안을 제시하며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앞서 2016년 임단협과 관련해 2월 3차례 전면파업, 6월 2차례 부분파업에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부분 파업한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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