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반성 소신발언 하기도
최단명 일본총리인 하타 쓰토무(羽田孜) 전 총리가 28일 노환으로 숨졌다. 향년 82세.
NHK 등 일본 언론은 하타 전 총리가 이날 오전 도쿄도 시내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1993~1994년 비(非)자민ㆍ비공산 연립정권 시절인 1994년 4월부터 6월까지 64일간 총리를 맡았다. 당시 신생당(新生黨) 당수로 연립정권을 주도해 총리직에 올랐으나, 사회당 이탈로 정권의 기반이 불안해진 상황에서 자민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바람에 조기 사임했다. 총리 재임기간은 1947년 일본의 현행 헌법 체제 이후 가장 짧다.
하타 전 총리는 자민당에서 정치에 입문한 뒤 농림수산장관과 대장상을 역임했으나, 총리 재임 시기를 포함해 주로 자민당 밖 야권에서 정치활동을 했다. 총리 사임 후 태양당, 민정당 등 신생 정당의 대표를 거쳐 민주당, 민진당 등에 머물렀다. 2012년 정계 은퇴 선언 때까지 43년간 14선 의원을 지냈다.
그는 총리에 재임하던 1994년 5월 일본 국회에서 일부 각료가 일본 침략전쟁과 난징대학살 등을 부인하는 발언을 한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내각의 정치신조로 삼겠다고 언명해 주변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적극적으로 참배한 야권 인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총리 재임 기간에는 야스쿠니에 가지 않았지만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의원 모임’회장을 맡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했다.
일본의 군사적 움직임과 관련해선 총리 재임 시기 “집단자위권 행사를 인정하는 것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발언하기도 했으나, 2015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적자위권 법안(안보법제)’에 반대하는 성명에 참여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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