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19ㆍ넥센)가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선동열(54)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2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예비 엔트리 42명을 선정했다. 오는 11월 16~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 일본, 대만의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펼치는 이번 대회의 최종 엔트리는 와일드카드(최대 3명) 포함 25명이다. 이날 코칭스태프는 와일드카드 3자리를 비워놓고 만 24세 선수 42명을 예비 엔트리에 넣었다.
올 시즌 ‘고졸 루키’로 독보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이정후는 예상대로 ‘선동열호’에 승선했다. 아직 최종 엔트리 제출이 남았지만 현재 페이스라면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28일 현재 121경기에 나가 타율 0.330, 2홈런 39타점 93득점 11도루로 팀의 주전 외야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또 150개의 안타를 때려 1994년 LG 김재현의 고졸 신인 최다 안타 기록(134개)도 훌쩍 뛰어 넘었다.
이정후가 대표팀에 뽑히면 부친 이종범(46)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코치, 선수로 한솥밥을 먹는다. 이종범 위원은 대표팀 외야 및 주루코치로 선임됐다. 부자의 동반 태극마크는 한국 야구의 새로운 역사다. KBO는 “프로 선수들로만 구성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아버지와 아들이 대표팀에 함께 선발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정후는 아버지의 대표팀 코치 합류 소식을 듣고 “아버지와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다”며 “만약 뽑힌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종범 위원은 예비 엔트리 선정 회의를 마친 뒤 “아직 예비 엔트리라서 최종 결정이 남아있다”며 신중해하면서도 “나보다 정후가 더 기뻐할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넥센 4번 타자 김하성(22), 삼성 구자욱(24), 한화 하주석(23) 등 각 팀에서 주축 타자로 활약 중인 이들도 선택을 받았다. 투수에서는 롯데 박세웅(22), 넥센 최원태(20), KIA 임기영(24), 두산 함덕주(22) 등이 이름을 올렸다.
KBO는 예비 엔트리 제출 마감일인 31일께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다. 최종 엔트리 마감 시한은 10월 10일이다. 최종 엔트리 제출 후에도 부상자 등이 나오면 10월 31일까지 엔트리 변경이 가능하다.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선발이 유력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각 구단에 각별한 몸 관리를 부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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