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는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프로야구단 스카우트들이 이구동성으로 우승후보 0순위로 꼽은 팀이다. 황금사자기를 제패한 올해 전력이 좋기도 하지만 2010년대 덕수고의 ‘초고교급’ 조직력은 따라올 팀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덕수고도 이변의 봉황대기에서는 살아남지 못했다.
덕수고는 2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계속된 대회 17일째 16강전에서 광주 동성고에 0-7, 콜드게임패(8회)의 수모로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 준결승에서 군산상고에 패했던 덕수고는 정상 재도전과 시즌 2관왕에 모두 실패한 채 짐을 쌌다. ‘천하’의 덕수고도 청소년 대표팀에 주축 3명(투수 양창섭, 박동수, 외야수 이인혁)이 빠진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동성고는 덕수고와 올해 세 번째 대결 만에 웃었다. 황금사자기 4강에서는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4-5로, 청룡기 8강에서는 2-5로 각각 패한 바 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도 충암고가 봉황대기 4회 우승에 빛나는 경북고를 6-3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동성고와 충암고는 30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어 열릴 예정이던 마산 용마고와 광주일고의 16강전은 2회초 종료 후 내린 비로 29일 오전 10시부터 서스펜디드 경기로 이어지고 장충고와 대전고의 경기도 29일로 순연됐다.
한편 이날 시구는 2017 미스코리아 선(善) 정다혜가, 시타는 한국야구 OB 모임인 신경수 백구회 회장이 각각 맡았다.
충암고 6-3 경북고
양 팀 선발 김재균(3년ㆍ충암고)과 배창현(3년ㆍ경북고)의 호투 속에 4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균형을 깬 건 경북고였다. 경북고는 5회말 6번 선두타자 고정현(3년)이 우중월 3루타로 찬스를 잡은 뒤 1사 후 8번 강민성(2년)의 중전 적시타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충암고는 6회초 반격에서 선두타자 정준호(3년)의 볼넷과 폭투, 3번 이원석(3년)의 좌전안타로 만든 무사 1ㆍ3루에서 4번 박동주(3년)의 좌전안타로 간단히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급격히 흔들린 경북고 내야진의 무더기 실책을 틈타 안타 없이 4점을 더 보태며 5-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충암고 선발 김재균은 7⅔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곁들이며 산발 8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광주 동성고 7-0 덕수고(8회 콜드)
동성고는 1회말 톱타자 전정배(3년)의 우중월 3루타에 이은 상대투수 폭투로 선취점을 얻었다. 이어 3회와 5회에도 한 점씩을 보탰고, 3-0으로 앞선 8회 1사 후 볼넷과 연속 5안타로 4점을 보태 콜드게임(7ㆍ8회 7점 차)을 완성했다. 동성고 선발 김의준(3년)은 7⅔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무실점 역투로 덕수고 타선을 잠재웠다. 탈삼진은 4개를 곁들였다. 덕수고는 4번 김민기(3년)만 3타수 2안타로 제 몫을 했을 뿐 극심한 타격 침체로 이렇다 할 반격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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