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로~흥인지문 2.8㎞ 구간
버스 속도 31% 이상 빨라져
왕복 8차로→6차로 줄이고
보도 폭 확대해 보행친화적으로
13개소에 이동형 정류소 도입
축제ㆍ행사 땐 조립ㆍ분리 가능
서울 종로의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흥인지문 교차로에 이르는 도로가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에서 중앙 버스전용차로로 바뀐다. 서울시는 이 일대 도로 폭과 바깥 차로도 확대해 종로를 보행 친화적인 공간으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종로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흥인지문 교차로 구간(2.8㎞)에 중앙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구간이 연결되면 서울의 동서, 즉 경인ㆍ마포로에서 종로를 거쳐 망우ㆍ왕산로를 잇는 중앙 버스전용차로망이 완성된다.
이 일대는 현재 서울 시내 13개 중앙 버스전용차로 단절 구간 중 한 곳이다. 버스전용차로 단절 구간은 대개 차량 간 엇갈림이나 차로 급변경으로 인한 속도 저하, 사고 발생 위험의 문제가 있다. 종로의 경우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도 길가 주ㆍ정차 차량이나 우회전 차량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시는 중앙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는 동시에 노선 조정을 통해 버스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버스열차현상’ 방지에 나선다. 현재 종로를 지나는 시내ㆍ광역버스 67개 노선 가운데 13개 노선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서울버스 5개 노선(471, 710, 405, 701, 9401)은 퇴계로나 율곡로 쪽으로 바뀌고 경기버스 8개는 을지로로 노선 변경을 협의하고 있다.
여장권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은 “중앙 버스전용차로 설치와 노선 조정을 통해 종로 구간의 버스 통행 속도가 시간 당 13.5㎞에서 17.7㎞로 31% 이상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구간에 설치되는 정류소 15개 중 양 끝을 제외한 13개소는 세계 최초로 조립과 분리가 가능한 ‘이동형’ 정류소다. 연등회와 같은 거리 축제가 열리면 버스정류소를 일시적으로 바깥 차로로 옮겨 행사를 열겠다는 취지다. 이동한 정류소는 관람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왕복 8차선으로 이뤄진 이 구간 도로는 6차선으로 줄인다. 줄어든 차로는 대신 버스정류소 설치, 도로 폭 확대 등 대중교통 이용과 걷기에 좋은 공간으로 바뀐다. 보행자를 불편하게 했던 환기구나 기둥을 정비해,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종로4가까지 보도 폭을 확대한다. 특히 종묘 앞은 기존 5.5m에서 10.1m로 대폭 늘린다.
또 바깥 차로 폭을 4m 이상으로 넓혀 도로 주변 상인들의 조업 공간을 확보한다. 특히 봉제 공장이 밀집한 창신동으로 오토바이나 차량 진입이 용이하도록 교차로와 유턴 지점을 신설하기로 했다.
종로구청 입구 교차로에는 모든 방향으로 건널 수 있도록 기존 ‘ㄷ’자 횡단보도가 ‘ㅁ’자 형태로 개선된다. 이 밖에도 정류소 위치를 고려해 총 6개의 횡단보도가 추가로 설치된다. 이렇게 되면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동묘 앞까지 총 24개의 횡단보도를 약 120m 간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공사 기간 중에는 입간판이나 도로전광표지, 인력을 동원해 공사 안내와 우회 유도를 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그럼에도 공사장 주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과 을지로, 퇴계로 등 우회로 이용을 당부했다. 시는 12월 개통을 목표로 9월 초 중앙 버스전용차로 공사를 시작한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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