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발명아이디어경진대회서
군산대 최미영씨 ‘대통령상’
전력생산까지 가능 일석이조
“야생화와 들풀이 어우러지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하천에 쓰레기가 둥둥 떠 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멋진 풍경을 즐기면서 산책하러 나왔다가 이런 꼴불견을 보면 오히려 기분을 망치게 되지요. 이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을 했어요.”
최미영(22ㆍ군산대 경영3)씨는 25일 서울 한국폴리텍에서 열린 ‘제16회 청소년발명아이디어경진대회’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대회는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는 취지로 한국대학발명협회가 주최하고 교육부 등이 후원했다.
최씨는 “기발하고 멋진 작품들이 많아 눈곱만큼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큰 상을 받아 기쁘다”며 “발명의 눈을 틔워 준 아빠와 아이디어를 체계화하는 노하우를 가르쳐 준 대학에 고마움과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하천쓰레기 자동 수거기’로 전국에서 출품된 4,300여점 중 최고상의 명예를 안았다. 하천에 친환경 물레방아를 설치하고 스크류를 돌려 물 위에 떠 내려오는 쓰레기를 그물망에 모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물레방아는 소수력발전기를 달아 전력생산까지 할 수 있다. 직경 5m의 물레방아를 양쪽에 달 경우 7~10㎾의 전기를 얻을 수 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우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제품으로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씨는 “개인 발명가인 아빠를 둔 덕분에 평소 사물을 세심히 들여다 보는 습관이 있다”며 “이번 제품의 아이디어도 생활 속에서 얻었다”고 밝혔다. 저녁 무렵 산책을 나가는 전주천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밀려 내려온 쓰레기 더미로 덮이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 “손이 닿는 가까운 곳이라면 건져내기라도 하겠지만, 수심 깊은 하천 중앙의 쓰레기는 어찌 될까” “저들이 바다로 흘러 가면 결국은 지구를 오염 시키겠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면서 해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구상에서 제품화까지는 3개월 걸렸다. 마지막 한 달은 계획서를 쓰고 그래픽 작업을 하느라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마감직전 1주 동안은 새벽 4~5시까지 작업을 했다. 시제품을 만드는 데 400여만원의 돈이 들어갔다. 주말이면 예식장에 나가 안내, 꽃 장식 등 알바를 하면서 번 돈을 모두 투자했다. 그래도 모자란 돈은 아버지한테 빌렸다.
주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군산대 LINC+(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단은 트리즈 등 교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에게 발명의 원리,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상품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가르쳤다.
최씨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에서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아이디어를 뒷받침 해주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덕분”이라며 “주변의 꿈 많고 끼 많은 청년들아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싹을 활짝 꽃 피울 수 있도록 돕는 서포터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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