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로 예고된 설경구의 연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김남길이야 보증된 연기력이고, AOA 설현 역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는 '살인자의 기억법'을 더욱 쫄깃한 스릴러로 탄생시켰다.
2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설경구, 김남길, 설현과 원신연 감독이 참석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 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신연 감독은 "소설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소설이어서 매력적이었지만 주인공 김병수를 응원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캐릭터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그게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이고 매력이었다. 그런데 영화 같은 경우는 내가 감정에 빠져 있는 캐릭터를 응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김병수를 연쇄살인범임에도 관객들이 응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설정하는 데 중점을 많이 뒀다"고 얘기했다.
배우 설경구가 김병수 역을 소화했다. 그는 특수 분장 대신 실제로 체중을 10kg 이상 감량하며 세월까지 연기로 표현해냈다. 설경구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역이었는데, 그걸 제가 경험해 볼 수가 없었다. 간접적으로 체험기를 들을 수도 없었기에 '이렇지 않을까 저렇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동원하고 감독님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숙제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촬영 내내 설경구에게 "큰 산" 같은 캐릭터였지만 동시에 그가 매료된 설정이기도 했다.
이날 처음 영화를 봤다는 설경구는 "처음 영화를 봐서인지 영화는 잘 못 보고 제 연기만 봤다. 장면이 잘 안 넘어가더라. 늘 작품마다 끝나고 나서 보면 느끼는 감정이긴 한데 '더 잘 해볼 걸' 생각을 많이 했다"고 스스로에게 엄한 잣대를 댔다.
설경구가 이번 영화를 위해 혹독하게 체중을 감량했다면 김남길은 반대로 체중을 증량했다. 그는 민태주 역의 외형을 표현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며 "감독님, 설경구 선배님이 살을 찌우고 벌크업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다. 설경구 선배님이 살을 뺀 것과 달리 저는 살을 찌웠다"고 얘기했다.
설현은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감정 연기에 중점을 뒀다고 설현은 밝혔다. 영화 후반, 김남길에게 업어치기를 당하는 등 몸을 날리는 신도 있다.
이에 대해 질문을 받은 김남길은 "저도 마음이 안 좋았다. 주저하기도 했다"며 "저도 감독님께 '업어치기까지 해야 하냐'고 물었다. 설현이 잘 업혀서 손쉽게 끝났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원신연 감독은 "기억에 관한 영화인 만큼 이 영화가 소비되기 보다는 기억됐으면 좋겠다. 스릴러 장르 저변이 조금만 더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많이 경험한 건 아니지만, 제게 Best Of Best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설과 또 다른 매력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살인자의 기억법'은 내달 7일 개봉한다. 118분, 15세 관람가.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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