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인터뷰서 억류 생활 공개
“웜비어 사망이 석방에 영향
北이 초청하면 재방북 의사”
억류 31개월만인 지난 9일 북한에서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북한에 구금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이 자신의 석방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초청한다면 다시 갈 수 있다는 의사도 전했다.
임 목사는 27일(현지시간) 캐나다 공영 CBC 방송 인터뷰에서 억류기간 당시 자신의 생활과 석방 배경, 북한에 대한 감정 등에 대해 털어놨다.
우선 임 목사는 “석방될 때 웜비어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일이 석방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석방 배경을 설명했다. 단 석방 대가로 돈이 오갔냐는 물음에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노역을 했지만, 학대는 당하지 않았다며 북한에 원한을 품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에 화가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히려)북한에 고맙다. 나는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한다. 하나님이 나를 단련시키고자 한 것이며 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도 큰빛교회 담임인 임 목사는 수 차례 북한을 방문하다가 2015년 1월 북한 법원으로부터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에 세운 보육원과 요양원을 감독하기 위해 순수한 목적으로 북한을 자주 찾았을 뿐, 북한 당국 주장처럼 체제 전복 의도의 설교는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국가 전복 활동을 했다는 자백을 강요 받았다는 임 목사는 “(북한 당국이)사람들 앞에서 내가 해야 할 말을 적어줘 그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언젠가 북한이 자신의 도움을 진정으로 이해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도 했다. 특히 ‘북한에 돌아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확실하지 않아 기도하고 있지만, 언젠가 북한이 초청한다면 가겠다”고 했다. 다만 “캐나다 정부가 안 된다면 가지 않겠다. 법을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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