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올해 5회를 맞은 ‘부산국제코미디 페스티벌’(부코페)은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KBS, MBC, SBS 코미디언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해외 코미디언들은 단 5팀에 불과했고 관객들의 관심은 여전히 낮았다. “기약적으로 발전했다”와 “아직 갈 길이 멀다”로 평이 엇갈리는 이유다.
신동수 문천식 고명환 임준혁(왼쪽부터)
화려한 블루카펫
‘부코페’는 지난 25일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식을 열고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블루카펫부터 화려했다. 선후배, 방송사 할 것 없이 모든 코미디언들이 화합하는 장이 열렸다. 심형래, 임하룡, 엄용수, 전유성 등 선배 코미디언들이 반가움을 안겼다. 김준호, 김대희, 박나래, 김구라, 김영철, 김준현, 장동민, 신봉선, 김지민, 오나미, 박휘순 등 KBS 출신들이 총출동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폐지됐지만 MBC, SBS 출신들도 자리를 빛냈다. 특히 문천식, 고명환, 신동수, 임준혁은 ‘MBC 코미디 부활을 꿈꾸며’, ‘MBC 개그맨도 웃길 수 있습니다’고 적힌 팻말과 함께 등장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관객석에는 지르는 함성만큼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부럽지 않았다. 그러나 100여명의 코미디언들과 수십 명의 취재진 및 관계자들을 포함하고도 빈 객석 자리가 눈에 띄었다.
꼼빠냐 바칼라
빈약한 해외 공연팀
‘부코페’는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여전히 부족해보였다. 조직위는 10개국이 참여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해외 공연팀은 총 51팀 중 다섯 팀에 불과했다. 가마루쵸바(일본)를 비롯해 페니 그린홀(호주), 꼼빠냐 바칼라(이탈리아, 스위스), 벙크퍼펫(캐나다, 뉴질랜드), 마리오 퀸 서커스(미국)뿐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콩트만 선보이는 국내 개그맨들과 달리 판토마임, 아크로배틱, 서커스, 그림자극, 피지컬 코미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혼성듀오 꼼빠냐 바칼라는 26일 부산디자인센터 이벤트홀에서 ‘프스프스’(PSS PSS) 첫 공연을 열고 관객들과 만났다. 꼼빠냐 바칼라는 찰리 채플린, 키튼에 영감을 받아 화려한 피지컬 코미디를 선보였다. 개막식에서 선보인 맛보기 공연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70분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몸만을 이용한 곡예와 공중 그네 서커스, 마임, 아크로바틱 등으로 짜릿한 웃음을 줬다. 동시에 관객석이 절반도 채 차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코미디 몬스터즈(송준근 이상호 이동윤 이상민 임우일)
‘개콘’의 자존심
KBS2 ‘개그콘서트’(개콘)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부코페’에서 존재감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대화가 the 필요해’(김대희 장동민 신봉선), ‘코미디 몬스터즈’(송준근 이상호 이상민 이동윤 임우일), ‘미스개그코리아’(김영희 박은영 박소라 허안나), ‘나래 Bar’(박나래) 등이다. 코미디몬스터즈는 호러 좀비 코미디를 표방한 팀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제를 빛냈다. 26일 열린 첫 공연은 기존의 정해진 시간 70분을 훌쩍 넘겨 90분 동안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쌍둥이 개그맨’ 이상호-이상민의 슬랩스틱과 송준근의 화려한 비트박스가 흥을 돋웠다. 임우일은 맞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고,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동윤의 애드리브도 큰 웃음을 줬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공연이 아닌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며 함께 호흡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관객석에는 ‘개콘’ 을 연출했던 서수민 몬스터유니온 예능 부문장이 눈에 띄었다. 서 부문장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공연하는 개그맨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너무 우리끼리 만의 축제가 되지 않았나’는 생각에 올해 준비를 많이 했다. 매년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사진=(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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