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 바뀌었다는 얘기 듣고 싶어”
의원들 “섬세한 정책을” 쓴소리도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정기국회에서의 실적과 성과를 위해 당정청 간 협력을 당부했다. 정부 출범 이후 108일 만에 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한 청와대 오찬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정권만 바뀐 게 아니라 국민의 삶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지금까지는 대체로 대통령과 정부가 노력하면 되는 일들이었지만, 앞으로 입법과제가 많아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 주셔야만 정부도 잘해 나갈 수 있다”고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더 유능한 정책정당이 돼서 정부의 정책을 이끌어주고 뒷받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 정부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다. 당과 공동운명체가 돼 운영해 나가겠다”며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의 소통과 협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당도 힘들더라도 야당과 소통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선도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절실ㆍ성실ㆍ진실의 ‘3실’로 대통령이 되셨는데, 이제 국민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하고 미래와 소통하는 ‘3소’ 대통령이 되셨다”고 화답했고, 우원식 원내대표는 “요즘 ‘뉴스 볼 만하다. 이게 나라다운 나라구나.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는데 이렇게 세상이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문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참석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격려와 함께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7선의 이해찬 의원은 “지난 100일을 되돌아보니 좀더 정책적으로 섬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부의 8ㆍ2 부동산대책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 전역을 투기지역으로 선정하다 보니 피해보는 곳도 있었다. 좀더 세심하게 정책을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6선의 문희상 의원도 “당ㆍ정ㆍ청이 하나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며 “잘 하고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 교만에 빠지면 희망이 없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두 번의 민주정부를 경험하면서 가치만 갖고는 국민의 지지와 평가를 받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며 “지금부터는 실적과 성과를 통해 평가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보와 남북관계는 금방 성과가 나오기 어렵고 길게 봐야 한다”며 안보분야를 장기과제로 설정한 문 대통령은 “경제나 복지는 국민이 체감하는 실적과 성과를 금방 요구 받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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