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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대신 전세로… 가을 이사철 ‘전세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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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대신 전세로… 가을 이사철 ‘전세 비상등’

입력
2017.08.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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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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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 2억원대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36)씨는 전세를 한 번 더 연장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8ㆍ2 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묶이면서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매수를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8ㆍ2대책 이후 부동산 매매거래가 얼어 붙으면서 한편으론 ‘전세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가 만만치 않은데다, 실수요자들마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ㆍ2대책 직전인 지난달 31일 이후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이달 21일까지 3주간 0.04%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1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특히 재건축으로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한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가 위치한 강동구는 이 기간 전세가격이 0.44%나 치솟았다. 이주가 진행 중이거나,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 인근인 강남구(0.15%)ㆍ송파구(0.14%)ㆍ동작구(0.12%) 아파트의 전세가격 상승률도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규모는 연말까지 서울에서만 4만8,921가구에 달한다.

실제 강동구 둔촌동 현대1차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은 이달 10일 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보다 1억1,000만원 뛴 금액이다. 노원구 상계동 벽산아파트 전용면적 59㎡도 지난달 29일 2억원이던 전세가격이 이달 11일 2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동작구 신대방동 우성1차 아파트 전용면적 66㎡ 전세가격 역시 지난달 1일 2억8,000만원에서 이달 5일 3억3,500만원으로 올랐다. ▦대출규제 ▦집값 추가 하락 기대 ▦재건축 이주 수요 등이 겹치면서 증가한 전세수요가 전세가격을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이미 70%를 넘긴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더욱 높아지면서 서민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은 입주물량도 많지 않아 내년까지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2.0%였다. 아파트 매매가가 100원이면 전세가격은 72원이란 뜻이다. 성북구(82.8%)ㆍ구로구(80.0%) 등은 이미 80%를 넘어섰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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