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서 원자로 구성요소 조합 활동 증가
기존 원자로ㆍ농축우라늄 시설도 가동 중”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에 새 원자로를 건설 중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기존의 5㎿급 영변 원자로와 농축우라늄 시설도 계속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5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조치 적용’이라는 제목의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영변의 경수 원자로(경수로) 공사장에서 특정한 원자로 구성요소를 조합하는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영변 핵시설의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IAEA는 “원자로 안전격납 건물로 주요 원자로 구성요소를 들여간 정황이 관측되진 않았다”면서도 “경수로의 전기공급 설비(스위치 야드)와 전력공급망을 연결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작업은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IAEA의 보고서 내용은 북한의 새 원자로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1994년 북한은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에 따라 기존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함경북도 신포 경수로 건설을 약속받았다. 그에 따라 상당기간 공사가 지속됐지만 2002년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개발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도 이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공사는 중단됐다. 북한은 이후 독자적으로 영변에 실험용 경수로 건설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는데, 추가 건설 중인 원자로는 기존 원자로(5㎿ 흑연감속로)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AEA는 또, 지난 1년간 북한이 기존 흑연감속로와, 핵탄두의 원료인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영변 내 또 다른 시설도 계속 가동해 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기간 원자로에서 증기 방출, 냉각수 유출이 관측된 것은 원자로 가동의 증거”라고 했다. IAEA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 프로그램 개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뒤, “이런 행동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 이행을 위해 즉시 IAEA와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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