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의 제왕’ 김홍택(24)이 스크린 밖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김홍택은 27일 부산 기장군 해운대컨트리클럽 실크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동아회원권그룹 다이내믹 부산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스크린골프 대회 우승자가 정규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김홍택이 처음이다. 지난 5월 SK텔레콤오픈을 나흘 앞두고 출전한 스크린골프대회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거둔 김홍택은 스크린 골프대회를 통해 실전 대회 연습을 한다고 말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성과를 이룬 것이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원으로 당시 스크린골프대회 우승 상금 1,200만원의 10배가 넘는다.
이근호(34)와 맹동섭(30)을 6타 차로 따돌린 김홍택은 신인 가운데 맨 먼저 우승을 신고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면서 일반인 대상 레슨도 겸하는 아버지 김성근(50)씨가 캐디를 맡은 세 번째 대회에서 거둔 생애 첫 우승이기도 했다. 2015년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2부 투어 상금랭킹 7위로 올해 정규투어 시드를 손에 넣은 김홍택은 앞서 8차례 대회에서 단 두 번 컷을 통과해 고작 397만원의 상금밖에 받지 못했지만, 컷 통과 세 번째 대회에서 우승했다.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를 달린 김홍택은 4타차 선두로 나선 최종 라운드에서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완벽한 운영으로 정상에 올랐다. 8번홀(파4) 보기로 이근호(34)에 2타 차까지 쫓겼다가 9번홀(파3) 버디로 한숨을 돌린 김홍택은 15번홀(파5)에서 2m 버디를 집어넣은 데 이어 16번홀(파4)에서도 1.5m 버디를 성공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172㎝의 아담한 체구지만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296.5야드로 투어 3위를 달릴 정도의 ‘작은 거인’이다. 김홍택은 티샷 비거리를 측정하는 16번홀(파4)에서 공이 떠서 날아간 거리만 296야드를 찍어 갤러리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한편 버디 7개를 골라내며 6타를 줄인 이근호는 12언더파 276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세 번 밖에 컷 통과를 하지 못한 이근호 역시 생애 최고 성적이다. 시즌 개막전 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던 맹동섭도 4타를 줄이며 공동 2위로 부활을 예고했다. 이정환(26)은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쳐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를 지켰다.
박진만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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