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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상경영 장기화…컨트롤 타워 없는 계열사 각자도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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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상경영 장기화…컨트롤 타워 없는 계열사 각자도생 불가피

입력
2017.08.2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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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로 이동할 호송차량 쪽으로 걸어 가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로 이동할 호송차량 쪽으로 걸어 가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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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심에서 징역 5년형이 선고되면서 삼성그룹의 비상경영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 현안을 챙기는 각자도생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을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과 가전 부문의 윤부근 사장, 스마트폰 부문의 신종균 사장이 각 사업부문을 책임지는 집단경영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미 권오현 부회장은 이 부회장을 대신해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삼성그룹의 얼굴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상훈 사장도 삼성전자의 주요 의사 결정에 비중 있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자율경영체제를 강화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옥중 경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2심 재판을 진행하면서 옥중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변화 속도가 빠른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제한된 정보만을 접할 수 있는 옥중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경영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재계 관계자는 “매우 중요한 현안에 대해 사후 보고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안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간 사업을 조율하는 등 그룹 전체의 컨트롤 타워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이미 삼성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상황에서 그룹을 총괄할 또 다른 조직을 만드는 것은 비판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주회사 체제를 위해 추진됐던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중공업 부문 구조조정 등 그룹 현안들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된 각자도생 체제가 얼마나 힘을 발휘하느냐가 당분간 삼성 경영 실적을 좌우하겠지만, 그룹 컨트롤 타워가 없는 한계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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