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성 폭풍으로 세력 약해졌으나 최대 6일간 텍사스 머물 듯
지난 주말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하며 2명이 사망했다. 27일(현지시간) 현재 부상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비는 지난 25일 최고 등급에서 한 단계 늦은 4단계(시속 209㎞) 허리케인으로 상륙 후 텍사스주를 휩쓸었다. 하비는 텍사스주 최대도시인 휴스턴 등 주요 도시에 시간당 80㎜가량 비를 뿌리며 많은 피해를 냈다. 세력이 약화해 열대폭풍으로 등급이 내려갔지만 앞으로 사나흘 간 연안에 머물며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측된다.
하비 상륙 후 텍사스주 연안도시 락포트에서는 25일 자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남성 1명이 사망했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이어 26일에는 침수된 침수된 휴스턴 시가지 도로에서 운전하던 여성이 차가 물에 빠지며 익사했다. 연안 주민 대부분은 경고에 따라 대피했으나 하비가 2차 상륙할 것으로 예고된 락포트에서는 주택 지붕이 날아가고 가설물이 붕괴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정전도 발생해 최소 33만8,000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세력은 약화했지만 앞으로 며칠간 텍사스주 중북부에는 '재앙적이고 생명이 위험한' 물난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비는 허리케인 '윌마'가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뒤 12년 만에 미 본토에 상륙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 정도 강수량은 재앙적이고 생명이 위험한 홍수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연방구조관리국의 브락 롱 소장은 “이번 사태는 텍사스주에 유례 없이 길고 대처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복구는 수 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이애미대 허리케인 전문가인 브라이언 맥날디는 “장대비를 쏟아낸다면 열대폭풍이든 저기압이든 중요치 않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 강수량이 계속해서 축적될 텐데, 하비의 경우 사나흘은 물론 6일까지도 텍사스에 머무를 수 있다.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우려했다.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와 휴스턴시 당국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상 악화로 인해 피해 지역에 아직 구호인력이 접근하지 못해 정확한 실태가 확인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임기 중 첫번째 자연재난 상황을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텍사스 주지사 요청에 따라 연방정부 지원을 자유롭게 하는 재난 선언서에 서명했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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