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정계개편 없다” 야권과 협치
“할 말 하겠다” 당 역할도 강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취임 1주년 일성으로 “최소 20년 이상의 연속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탄핵과 조기대선을 치르며 야당 대표에서 여당 대표로 위상이 바뀐 지난 1년을 돌아본 추 대표는 스스로에게 ‘전무후무’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여의도 중앙당 당사에서 열린 1주년 기자회견장은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민주당 계열 당 대표가 1년 임기를 온전히 채운 경우가 드물뿐더러 당 지지율도 50%를 상회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도 화분을 보내 추 대표를 축하했다.
현 정권을 “민주당 문재인정부”라고 규정한 추 대표는 야당과도 선제적인 소통과 협치에 나서겠다고 역설했다. 여기에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표 간 채널을 구축해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도 담겼다. 추 대표는 “원내에서 주제 하나를 갖고 (시름하는) 속 좁은 협치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협치를 하겠다”며 “의원 빼오기 식의 파괴적 정치나, 인위적 정계개편은 없다”고 못 박았다. 추 대표의 제안으로 내달 초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야3당 대표와 개별 회동이 열릴 예정이다.
향후 국정운영에서 민주당의 목소리를 키우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양극화 해소를 위한 범정부 기구 구성을 제안했고, 남북관계에서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한반도 신세대 평화론’을 주장했다.
추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오찬에서 “(청와대를 향해) 쓴 소리 할만 한데 (당에서) 안 한적이 있었냐”며 “(우리 의원들이) 할 말을 하는 분들이라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 다만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거취 논란에 대해선 “청와대가 판단할 문제로, 일반인 눈높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면 인사권자가 나중에 판단하시지 않겠냐”고만 했다. 당 주도로 정책이 입안되는 데 대해 관료사회 불만이 있다는 지적에는 “4대강 사업 등 잘못된 정책을 할 때는 (관료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냐. 정책의 산실은 당이다”라고 반박했다.
당원 집단지성을 활용한 ‘플랫폼 정당’을 정당 혁신의 롤 모델로 제시한 추 대표는 지방선거 공천 평가 기준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추 대표는 “중앙당이 평가 기준을 만들어도 (시도당위원회가) 십계명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평가 기준이 형해화하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선거 전에 검토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선 “21세기 신개념 정당을 구축하고,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책임만 하더라도 숨이 가쁘다”는 말로 답변을 비켜갔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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