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형 간염, 면역 저하자에 더 위험
간질환ㆍ장기이식자 치사율 높아
최근 유럽에서 유행 중인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가 유발하는 E형 간염이 임산부나 간 질환자, 장기 이식환자와 같은 면역 저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보건당국이 경고했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E형 간염 예방수칙 안내’를 발표하고, 국내에서 E형 간염 감염 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E형 간염은 법정 감염병이 아니어서 정확한 감염 경로 파악이 안돼 있다. 국내에서는 맷돼지 담즙이나 노루 생고기를 먹고 발병한 사례가 있으며 매년 100여명 정도가 E형 간염으로 진료를 받는다.
질본에 따르면 E형 간염은 E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에 의해 생기는 급성 간염으로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ㆍ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하면 걸릴 수 있다.
일단 감염되면 15~60일 간의 잠복기를 지나서 피로,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한 후 황달과 진한색 소변, 회색 대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률(치사율)은 약 3% 수준이다. 그러나 임산부나 간 질환자, 장기 이식환자와 같은 면역 저하자는 치명률이 더 높다. 실제 임산부의 E형 간염 치명률은 20%까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E형 간염으로 2015년에만 전 세계에서 약 4만4,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형 간염은 예방 접종이나 백신이 없어 일상 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질본은 ▦돼지, 사슴 등 육류(가공육류 포함)는 충분히 익혀 먹고 ▦해외의 E형 간염 유행 지역 여행시 안전한 식수와 충분히 익힌 음식을 먹고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아이 기저귀를 교체한 후, 음식을 조리 하기 전에는 손에 비누칠을 해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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