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계 30대, 칼 휘두르며 군인들 급습
“알라신은 위대” 소리친 뒤 총격에 사살돼
英 런던 버킹엄 궁 주변서도 흉기테러 발생
벨기에 브뤼셀 흉기 테러사건에 대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또 다시 자신들이 배후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IS는 이날 선전기구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브뤼셀에서 테러를 일으킨 범인에 대해 “IS 전사 가운데 한 명으로, 미군 주도 동맹군을 대상으로 한 (IS의) 공격 명령에 응답하고자 작전을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IS는 스페인 차량돌진 연쇄테러(17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수르구트 흉기난동(19일)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25일 오후 8시쯤, 브뤼셀 시내 중심가에선 한 남성이 테러 경계를 서고 있던 군인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급습, 이로 인해 군인 1명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ㆍ·알라신은 위대하다)’라고 소리쳤고, 다른 군인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30세의 소말리아 출신으로 2004년 벨기에에 입국한 그는 2015년 벨기에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벨기에 사건 직후엔 영국 런던에서도 테러범이 영국 여왕의 거주지인 버킹엄 궁 주변에서 120㎝ 길이의 장검을 사용해 경찰 3명을 다치게 한 뒤 경찰에 붙잡혔다. 영국 경찰은 현재 조사 중인 용의자에 대해 “런던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루턴 출신인 26세 남성”이라고 발표했다. 사건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스코틀렌드 발모럴 성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와 영국 경찰은 각각의 사건들을 테러로 규정, 개별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양국 경찰은 일단 두 사건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든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용의자의 주거지 등을 급습해 범행 단서를 찾고 있다.
유럽은 최근 차량이나 흉기 등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한 이른바 ‘로 테크’ 테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 연쇄테러 이후 2주 동안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 또는 테러 의심 사건은 핀란드 투르크 흉기난동(18일)과 러시아 수르구트 흉기난동, 네덜라드 로테르담 폭발물 테러 시도(23일), 브뤼셀 흉기난동, 런던 흉기난동 등 5차례에 이른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수르구트 사건과 관련해 IS의 주장과는 달리, “정신이상자의 단순살인 미수”라면서 테러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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