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용마고와 제물포고의 32강전이 열린 26일 서울 목동구장.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맡은 주인공은 2017 미스코리아 미(美) 이수연(22)으로 지역 예선에서 경북 진(眞)에 선발된 ‘강자’다. 고등학생 선수들의 환호 속에 마운드에 오른 이수연은 “미스코리아에 선발되기 전까지 야구장 구경도 가본 적이 없는데 시구까지 하러 마운드에 오르니 무척 떨리더라”면서도 “그런데 응원 소리를 들으니 자신감도 생기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은근히 ‘무대 체질’임을 드러낸 그는 성신여대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는 예비 연기자. 중학교 시절부터 내재된 끼를 표출하고 싶어 준비를 해 왔고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 수업에 매진하고 있다. 170㎝의 늘씬한 키와 볼륨 있는 몸매도 매력적이지만 댄스와 뮤지컬, 스피치 등 다방면으로 내공을 쌓은 실력파다. 경남 김해 출신인 이수연은 “스무 살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사투리가 안 고쳐져 고민이 많았다. 뉴스만 틀어 놓고 계속 듣기도 했다”고 떠올리면서 “기상 캐스터가 하는 날씨 소개를 사투리 버전으로 할 수 있다”라며 그 덕분에 얻게 된 재미있는 ‘개인기’도 공개했다. 평소엔 운동도 즐기고, 어렸을 때 배운 사격 실력도 수준급으로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다. 게다가 늘 환하게 웃는 얼굴과 어디서든 붙임성 좋은 활달한 성격으로 주변에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이수연은 “미스코리아 대회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이 모두 모여 앉아 꼭 시청하는 연중 행사였다”면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미스코리아와 친숙해진 와중에 2015년에 먼저 대회에 나갔던 친구(신예진)가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줘서 나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현장 경험과 외부 활동을 통해 피부로 느끼는 발전을 이뤄보고 싶다는 판단이었다.
합숙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식단 관리였다고. 한창 ‘먹거리’를 좋아할 여대생에겐 버티기 힘든 과정이었다. 이수연은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눈 뜨고 있는 시간은 많은데 간식도, 야식도 일절 먹을 수 없어 힘들었지만 대신 건강함을 찾았다”고 역시 긍정적으로 돌아봤다.
입상 뒤에 달라진 건 있을까. 그는 “알아보는 사람도 없는데 늘 보던 친구들은 신기해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이수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의 사절로 선발된 만큼 본분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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