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교육ㆍ휴직ㆍ구조조정
현대중공업이 노사 단체교섭에서 기본급 20% 반납 요구안을 철회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현대중공업은 25일 강환구 사장과 각 사업부 대표 7명의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회사 생존과 심각한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부득이하게 9월부터 교육(훈련), 유ㆍ무급 휴직, 인력구조조정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이 조치들은 각 사업본부별 경영상황에 따라 물량과 유휴인력 현황 등을 종합 검토해 사업대표 책임 아래 대상자를 선정해 진행할 것”이라며 “사원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일터가 하루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각자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회사와 노조는 2016년 임금과 단체협약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2년째 답보 상태에 있다. 회사는 올 1월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기본급 20% 반납을 요구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24일 이를 철회한 뒤 이날 구조조정 계획을 들고 나왔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한 19척을 포함해 8월 현재 수주잔량 65척을 기록하고 있다. 호황기였던 2007년 290척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해양 부문은 2014년 11월 이후 32개월째 수주가 없는 상태로 다음 달부터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나스르 공사만 남는데 이마저도 내년 6월이면 끝난다. 플랜트는 2014년 11월 이후 32개월째 수주가 전무한 상황인데 현재 진행 중인 7개 해외공사 가운데 내년에 5개가 완공된다. 이미 11개 중 3개 독을 가동 중단 중인데 연말까지 1, 2개가 더 멈출 전망이다. 이로 인해 9월부터 5,000여명의 유휴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영진은 최근 프랑스 선사 CMA CG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 발주를 중국에 빼앗긴 이유로 원가경쟁력 약화와 중국의 기술경쟁력 상승, 불안정한 노사관계를 들었다. 회사는 “최고의 근로조건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때 가능하다. 회사가 경쟁력을 갖춰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일감 확보는 물론 고용안정, 보상 등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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