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가족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가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최민수는 돈보다 더 소중한 가족을 얻었고, 강예원은 일과 사랑을 모두 쥐고 한국의 조앤 롤링으로 거듭났다.
지난 24일 밤 마지막 방송한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 23, 24회에서는 백작(최민수 분)과 딸 이지영(강예원 분)이 오해를 푸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백작은 그동안 자신이 이지영을 찾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지영은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그를 ‘아빠’로 부르기 시작했다.
백작은 전 재산을 환원하기로 하다가 이지영과 압둘라(조태관 분)에게 “중요한 일은 가족과 함께 상의를 해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소통하는 것이 가족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가족에 대한 개념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이지영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이상하고 긴 문자를 보내는 백작을 ‘스토커’ ‘껌딱지 아빠’라 부르며 귀찮아하면서도, 왕미란(배혜선 분)이 “의지할 데 없던 네가 수갑을 찬 느낌이라 너무 좋다”고 말하자 “딱 맞는 표현이다. 난 부모님한테 잔소리 듣는 게 가장 부러웠다”며 처음으로 갖게 된 아버지의 사랑을 즐겼다.
이지영은 알츠하이머가 의심되는 아버지를 챙기면서 만약 그가 알츠하이머라고 하더라도 대소변을 다 받겠다고 자신했다. 이에 백작은 자존심 상해하며 결과가 나쁠 경우엔 떠나겠다고 말했고, 이지영은 “가족끼리 자존심이 어딨냐”라며 “누가 떠나게 놔준대?”라고 말해 백작을 감동케 만들었다.
‘죽어야 사는 남자’의 최대 위기는 백작의 병이었다. 앞서 백작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드엔딩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산데다가 마지막까지 끌고 온 모든 갈등이 가족의 병으로 인해 풀려버린다면 작품의 개연성에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백작은 알츠하이머가 아니라 일시적 충격에 따른 뇌손상이었다. 게다가 불편한 것이 있느냐는 의사의 말에 백작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경련 내지 틱 장애가 있다고 갑작스럽게 고백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그동안 백작의 화려한 눈 깜빡임이나 고갯짓들이 틱 장애로 나타났던 것. 이로서 ‘죽어야 사는 남자’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끝까지 코믹함을 선사하며 극의 톤을 유지했다.
또 이지영은 1년 동안 미국에서 유학을 하며 ‘한국의 조앤 롤링’이라고 불리는 작가가 됐다. 이처럼 ‘죽어야 사는 남자’는 가족의 사랑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평범한 아줌마였던 이지영이 그토록 꿈꿔왔던 작가가 되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그려내며 여성 시청자들이 대리만족 시켰다. 특히 그가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남편의 믿음을 준 덕분이었다. 일과 사랑까지 마치 판타지처럼 모든 것을 다 이뤘으나 현실성을 놓치지 않고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최민수와 강예원은 35년 만에 극적인 가족 상봉을 이룬 후,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며 ‘츤데레’ 부녀의 모습을 보였다. 점차 서로를 가족으로 인정하게 되면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안기며 사랑스러운 아빠와 딸의 모습을 그려냈다.
최민수는 백작 특유의 과장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관록을 선보였으며, 강예원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민수의 카리스마를 휘어잡을 정도로 독보적인 배우임을 입증했다. 신성록은 강예원의 철없는 연하 남편에서 가정적인 남편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는 비행기를 탔던 사람들 모두 무인도에 떨어지는 모습을 그려지며 시즌2를 예고해 이들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전파를 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죽어야 사는 남자’ 후속으로는 하지원, 강민혁 등이 출연하는 ‘병원선’이 방송된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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