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30대 그룹 상장사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했으나 인건비는 매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11∼2016년 30대 그룹 164개 상장사의 재무실적을 분석한 결과 종업원 1인당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연평균 1.8%, 3.0% 각각 감소했다.
1인당 매출액ㆍ영업이익은 2012년 10억7,368만원ㆍ7,248만원, 2013년 10억2,469만원ㆍ6,511만원, 2014년 9억9,680만원ㆍ5천494만원, 2015년 9억5,495만원ㆍ5,512만원으로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각각 9억5,684만원, 6,312만원으로 소폭 개선됐다.
반면 1인당 인건비는 같은 기간 연평균 4.0%씩 매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평균 인건비는 2011년 7,522만원, 2012년 7,924만원, 2013년 8,257만원, 2014년 8,678만원, 2015년 8,841만원, 2016년 9,169만원을 기록했다.
한경연은 “2011년 이후 글로벌 교역 위축과 2∼3%대 저성장 등 대내외 여건 악화 등으로 기업 매출과 이익의 절대 규모가 축소됐지만 인건비는 고정비 성격이 크고 한번 늘어나면 줄이기 어려운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기업실적 부진과 관계없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30대 그룹 상장사의 총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5.1%를 기록한 이후 둔화해 2014∼2016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총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3∼2014년 급감하다 지난해 반등했으나 절대 규모는 51조5,000억원으로 2011년(55조1,000억원) 수준에 못 미쳤다. 38개사(23.2%)는 2회 이상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고용증가, 임금상승으로 인해 2011년 7.2%에서 2016년 9.6%로 매년 올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1년 7.0%에서 2014년 5.5%까지 악화했다가 지난해 6.6%로 반등했는데, 이는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의 비용절감 노력 때문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실제 이들 기업의 매출원가율은 전년과 비교해 2015년 0.7%포인트, 2016년에는 1.7%포인트 각각 줄었다.
경기후행 지표인 총종업원 수의 경우 2013년에는 전년 대비 6.5% 늘었으나 2014년과 2015년에는 증가율이 0∼1%대로 둔화했다. 2016년에는 오히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악화, 경기 부진 장기화 등의 영향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글로벌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을 겪은 조선업, 전기장비제조업, 기타기계ㆍ장비제조업 등 3개 업종 15개사는 지난해 종업원 수가 전년 대비 1만2,564명(13.2%) 줄어 전체 고용 감소를 주도했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2016년은 기업들이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심정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구조조정을 거친 어려운 한 해였다”며 “기업이 사업을 계속하면서 고용을 유지하려면 생산성, 실적과 연계한 임금체계로 전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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