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와 운명의 대결을 펼칠 이란의 ‘속살’ 일부가 공개됐다.
한국과 이란은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이 이란을 이기고 같은 시간 중국이 안방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잡으면 한국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 원정 결과에 상관없이 본선에 오른다. 반면 다른 결과가 나오면 우즈베키스탄 원정까지 가슴을 졸여야 한다. 반면 이란은 최종예선 8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면서 6승 2무로 내년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이란은 여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에 승리를 양보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카를로스 케이로스(64) 이란 대표팀 감독은 한국전에 나설 멤버 중 자국리그 소속 11명을 24일(한국시간) 먼저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25ㆍ페르세폴리스)다.
타레미는 지난 3월 카타르(원정), 중국(홈)과 2연전에서 연이어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본선행을 결정한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이란의 두 골 가운데 한 골을 책임졌다. 올해 최종예선 3경기에서 이란이 넣은 4골 중 3골이 타레미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란은 나머지 12명은 유럽파 등 해외리그 소속 선수들로 채운 뒤 26일 일찌감치 입국할 예정이다. 지난 해 10월 테헤란에서 벌어진 한국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한국킬러’ 사르다르 아즈문(22ㆍ루빈 카잔)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뛸 수 없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란의 경기를 다 챙겨봤다. 약점을 찾아내 공략할 것”이라며 “이란이 일찍 입국하든 새로운 선수들을 출전시켜 동기부여를 주든, 상관없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경기를 준비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은 이란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년 브라질에 이어 이번까지 세 번 연속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같은 조다. 남아공 예선 때는 두 번 다 비겼지만 브라질 예선 두 번, 러시아 예선 한 번 등 세 번 연달아 패했다. 2014년 10월 평가전 포함 이란에 모두 0-1로 무릎 꿇어 최근 4연패다.
‘숙적’ 이란에 설욕을 바라는 팬심으로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25일까지 4만1,000여 장의 입장권이 팔렸다. 1,2등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축구협회는 5만 관중은 거뜬하고 6만 이상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이란을 이기면 2015년 3월 뉴질랜드와 평가전부터 홈 경기 12연승 기록을 이어간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란과 역대전적 9승 7무 13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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