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한 번에 먹기 좋게
2개들이 초코파이 나오고
투게더는 8분의 1 크기로 줄여
대학생 양희진(23)씨는 초코파이 마니아다.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는 그는 요즘 편의점에 들러 초코파이가 낱개 2개씩 포장된 소포장 제품(800원)을 자주 구매한다. 양씨는 “한 박스(4,800원)에 12개씩 들어 있는 기존 제품은 며칠씩 보관하기가 곤란해 항상 살까 말까 망설였다며 “소용량 제품이 나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양씨가 추천하는 또 다른 소포장 제품은 아이스크림 ‘투게더(900㎖)’를 앙증맞은 크기로 줄인 ‘투게더 시그니처(110㎖)’다. “올 여름 즐겨 사먹었다”는 그는 “100g 당 가격은 대용량 제품이 훨씬 싸지만 혼자 사는 내겐 너무 부담스러운 양이다”고 말했다.
식품업계가 기존에 판매되던 제품의 용량이나 크기를 조정하는 ‘리사이징(Resizing)’ 전략이 주목 받고 있다. 큰 손으로 부상한 1인 가구의 소비 성향에 맞춰 소규격, 소용량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6월 자사 인기 파이 제품인 ‘초코파이정(情)’ ‘초코파이정 바나나’ ‘후레쉬베리’를 편의점 전용 2개들이 패키지 상품으로 내놔 매달 평균 35만개(패키지 기준)가 팔릴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편의점을 즐겨 찾는 1인 가구 소비자들이 한 번에 먹기 좋은 양으로 구성돼 출근길 아침식사나 오후 간식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또 인기 비스킷인 ‘다이제’의 크기를 줄인 ‘닥터유 다이제 미니’를 출시했다. 낱개 지름이 69㎜인 기존 제품을 40㎜로 40% 가량 축소해 부스러기 없이 한입에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투게더 출시 42년 만에 프리미엄 소용량 컵 제품인 ‘투게더 시그니처’를 선보여 소비자 반응이 좋자 지난달 프랑스 프리미엄 크림치즈 브랜드인 ‘끼리(kiri)’를 첨가한 신제품 '투게더 시그니처 끼리 크림치즈'를 추가 출시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투게더 시그니처는 지난해 연 매출 3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매출이 전년 보다 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돌(Dole)은 복숭아 망고 파인애플 등의 과육만 포장한 대용량 과일디저트(660g) 제품을 3분의 1로 줄인 신제품 ‘후룻컵(200g)’으로 지난 6월 출시해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100만개 이상 판매했다. 파리바게뜨는 팥빙수처럼 단팥, 우유, 얼음, 고소한 콩가루를 쉐이크처럼 갈아 컵에 담아 판매하는 ‘마시는 컵빙수’를 올해 선보여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1인 가구 소비자가 많아져 식품업계도 종전의 획일화된 규격을 깬 고객 친화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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