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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방개혁, 전투 패러다임을 바꿔야

입력
2017.08.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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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군통수권자로서는 건군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강한 군대를 만들라는 국방개혁이 더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이 국방개혁의 주체가 되어 싸워 이기는 군대, 지휘관부터 병사까지 애국심과 사기가 충천한 군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를 새로운 군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국방개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뜻이겠다. 군에 대한 국민의 따뜻한 시선과 성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에 국군통수권자가 60만 국군장병에게 시공간을 뛰어넘는 전우라고 강조하며, 군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차제에 국방개혁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강군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이 국방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국방개혁을 추진하였으나 번번히 실패하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가 합참 전략 및 정책 실무자, 공군의 국방개혁 TF장 직책을 수행하면서 얻은 교훈은 국방개혁은 법률과 제도만의 개선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싸우는 방법, 즉 전투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전투 패러다임의 중심에 군사교리와 군사전략이 있다. 군사교리란 군사력으로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공식적으로 승인된 군사행동의 기본원칙과 지침을 말한다 북한은 1991년 걸프전 분석을 통해 재래식 전력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핵 및 미사일 개발 등 비대칭전력 개발에 치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했다.

우리 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방개혁을 추진해 왔지만 제로베이스에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 즉 전투 패러다임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한국군의 싸우는 방식은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땅따먹기 식’ 전투지역전단 (FEBA : Forward Edge of the Battle Area)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걸프전 이후 현대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육·해·공군은 더 이상 종속-지배관계가 아니고 상호의존 또는 상호보완 관계로 전환되었다. 이에 근거해 국방개혁의 성공을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국방개혁의 목표는 싸워 이기는 군대, 즉 강군 건설이다. 이를 위해 의사가 환자의 환부를 진단하여 처방책을 내놓듯, 현재의 국방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여 국방의 기본 틀을 제로베이스에서 재설계하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창군 이후 지금까지 특정군 중심의 시각으로 한국군의 안보상황과 국방여건을 보았다면, 이제는 또 다른 시각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한국군의 전쟁수행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한국군의 싸우는 방법은 한미 동맹에 기반한 연합작전 그리고 현대전 수행개념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을 동시에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자군 중심의 전투수행개념에서 탈피하여 합동성 차원의 전 전장(全 戰場) 동시전투개념의 상호보완적 관계로 개선되어야 한다. 정경두 합참의장이 청문회에서 공군참모총장 이임식을 끝으로 자신은 공군이 아닌 국군임을 강조하자, 청문회장의 국회의원과 국민들이 공감했던 장면은 합동성이 왜 중요한지를 실감케 하기에 충분하다.

셋째, 평시에는 전쟁 억지력으로서, 유사시에는 전쟁에서 최단 시간 내 승리할 수 있는 공세적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잠수함 등 비대칭전력의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킬체인, KAMD, 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또한 EBO(Effects-Based Operation), NCW(Network Centric Warfare) 등 미래전 양상과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에 걸맞은 전력을 구축하는 데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 및 제도의 개선과 함께 군사교리와 군사전략의 혁신을 통해 한국군의 싸우는 방식, 즉 전투 패러다임을 재정립하는데 중점을 두어 ‘Fight Tonight’의 전방위 군사대비태세를 견지한 강군으로 거듭나야 한다. 안재봉 연세대 ASTI경제산업센터장(군사학 박사ㆍ예비역 공군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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